권성동, CBS 라디오서 '안철수 초대 총리 유력설'에 선 그어
인수위원장→총리 사례는 없어…총리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경우는 있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으며 윤석열 정부의 밑그림 설계에 한창인 가운데 초대 총리가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팩트체크] 인수위원장 맡은 뒤 국무총리까지 간 경우는 없다?
특히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며 안 위원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안랩의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초대 국무총리에 기용될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수위원장하면서 또 국무총리 하기에는… 역대 그런 경우가 있었나요? 그런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하는데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안철수 위원장이 국무총리 생각이 있었다면 인수위원장을 맡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초대 총리 하마평과는 별개로 실제로 인수위원장과 국무총리를 모두 맡은 사례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역대 정부의 인수위원장 면면을 살펴봤다.

[표] 역대 정부의 인수위원장과 초대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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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재임 기간 │인수위원장 │초대 총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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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1988∼1993 │이춘구(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이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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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1993∼1998 │정원식 │황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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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1998∼2003 │이종찬 │김종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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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2003∼2008 │임채정 │고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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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2008∼2013 │이경숙 │한승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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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2013∼2017 │김용준 │정홍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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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2017∼2022 │김진표(국정기획자문위원장) │이낙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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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당선인) │2022.5∼ │안철수 │(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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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김영삼 정부 출범에 앞서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이에 앞서 노태우 정부 출범 전에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가 처음 가동되기는 했으나 당시에는 취임식 준비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팩트체크] 인수위원장 맡은 뒤 국무총리까지 간 경우는 없다?
노태우 정부 출범 당시부터 살펴본 결과 실제로 인수위원장을 맡은 뒤 새 정부에서 국무총리에 취임한 사례는 없다.

다만 국무총리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사례가 한 번 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첫 총리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명했다.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용준 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대선캠프에서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총리에 지명됐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기도 전에 두 아들의 병역과 부동산 투기 문제 등의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결국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새 정부 초대 총리 지명자가 자진 사퇴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인수위 부위원장이 새 정부의 초대 부총리를 맡은 적은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국민의정부(김대중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까지 지낸 데 이어 2003년 참여정부(노무현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참여정부의 초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임명됐다.

김 의원은 이후 31년간의 관료 생활을 마치고 17대 총선(경기 수원 영통구)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으며, 2005년 또다시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는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팩트체크] 인수위원장 맡은 뒤 국무총리까지 간 경우는 없다?
순서는 반대지만 총리 출신이 인수위원장을 지낸 경우도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노태우 정권에서 문교부 장관과 총리를 지낸 정원식 전 총리에게 제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겼다.

다만 정 전 총리는 김영삼 정부에서는 요직을 맡지 못했다.

[팩트체크] 인수위원장 맡은 뒤 국무총리까지 간 경우는 없다?
비록 총리는 아니어도 인수위원장이 새 정부에서 요직을 맡은 사례는 많다.

노태우 정권 출범 당시에는 민정당 대통령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이춘구 전 국회부의장이 지금의 인수위인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신군부 출신 실세로 꼽히던 그는 정권 첫해인 1988년 내무부장관에 임명됐고, 이후 국회 부의장, 민자당과 신한국당 대표 등을 지냈다.

국민의정부 출범 시에는 이종찬 국민회의 부총재가 대선기획본부장에 이어 인수위원장을 맡았고, 정부 초기 안전기획부에서 이름을 바꾼 국가정보원의 초대 수장을 지내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은 임채정 당시 민주당 정책위 의장에게 인수위원장을 맡겼다.

임 위원장은 참여정부에서 국회의장을 지냈으며, 총리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이명박 정부 출범시 인수위원장은 이경숙 당시 숙명여대 총장이 맡았다.

여성으로 처음 인수위원장을 맡은 그는 이후 대통령자문 통일고문회의 고문, 한국장학재단 초대 이사장 등을 지내긴 했지만 내각에 등용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