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염' 한가람(15)군, 가천대 길병원서 완치
심장 6차례 멎었던 고교생 극적 회복…"조종사 꿈꿔요"
급성 심근염으로 쓰러진 고등학생이 6차례나 이어진 심정지에도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21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고교생 한가람(15)군은 지난 1월 26일 오후 9시께 현기증과 구토 증상 등을 호소하며 이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병원 측은 한군이 응급실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던 중 첫 심정지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의료진의 계속된 심폐소생술 덕에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증상은 갈수록 악화했다.

한군은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1시간 간격으로 심장이 멈추고 다시 소생하길 6차례나 반복했다.

의료진이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강심제나 혈압을 높이는 승압제 등 각종 약물을 투여해도 효과는 없었다.

한군은 심장 근육에 염증성 물질이 침범해 발생하는 심근염이 빠르게 진행돼 심장의 전기적 신호전달 체계가 망가진 상태였다.

이때 위진 심장내과 교수는 긴급히 연락을 받고 응급실을 찾아 곧바로 한 군에게 임시 심박동기를 삽입하기로 했다.

이 조치 이후 한군은 추가 심정지가 발생하지 않았고 혈압도 비교적 안정을 되찾기는 했지만, 장기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저관류' 상태가 나타나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위 교수는 "심장 초음파를 시행해보니 불과 몇 시간 전과 비교해 심장이 거의 뛰지 않는 중증 심장성 쇼크 상태였다"며 "지체 없이 에크모(ECMO·체외 심폐 순환기) 시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변이 거의 나오지 않아 혈액 투석까지 고려했던 한 군은 에크모 시술 이후 혈압이 안정화되면서 소변량과 체내 젖산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의료진의 노력으로 에크모 치료를 시작하고 1주일간 한 군의 심장 기능은 서서히 회복했다.

심장·폐·신장 등 주요 장기 기능이 상당 부분 회복돼 지난달 3일 에크모를 제거했으며 다음 날 인공호흡기까지 뗄 수 있었다.

그제야 의료진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군의 아버지 한준욱(45)씨는 "비행기 조종사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던 아들이 다시 하늘을 나는 꿈을 펼치게 됐다"며 "24시간 아들 곁을 지킨 의료진들의 헌신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돼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심정지가 6번이나 계속되면서 고비가 많았지만, 한군의 강한 의지와 부모님의 기도, 의료진에 대한 신뢰 덕에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환자, 가족, 의료진 모두가 함께 살려낸 기적 같은 생명"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