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 대세 이룬 미 캘리포니아 해변. / 사진=연합뉴스
'노마스크' 대세 이룬 미 캘리포니아 해변. /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50개 주 모두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지난 8일 하와이주(州)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50개 주 전체가 일상 생활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한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하루 확진자가 80만명을 넘겼던 미국이지만 최근엔 2만~3만명대로 떨어지면서다.

이르면 다음 달쯤 항공기나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 수단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될 전망이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하는 추세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작년 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할 때 도입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연장하지 않았다. 같은 달 프랑스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앤 데 이어 "실내라도 백신 패스를 검사하는 곳이면 마스크를 반드시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부분 해제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은 유행이 급증하면서 사회 필수기능이 마비됐고 그로 인한 위중증과 사망 피해도 여전하다"면서 "우리 역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려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독감의 2배 이하로 치명률이 떨어지면 실외부터 조금씩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실내 해제는 무리"라며 "미접종자에서 치명률이 얼마나 낮아지는지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올해 내내 마스크를 완전히 벗지는 못할 것이라 내다봤다. 오미크론이나 또 다른 변이를 통해 코로나19의 다른 종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 탓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올해 가을이나 겨울에 소규모의 유행이 또 있을 수 있다"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등 마지막 조치 같은 것들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올해 하반기 정도가 되면 해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는 최후에 검토될 정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달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는 좀 이르다"면서 "마스크는 비용·효과성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방역 조치라 궁극적으로 마지막에 검토할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손 반장은 "검토 시기를 언제라고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미크론 유행 정점까지 안전하게 관리한다면 그 이후에 좀 더 완화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