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 입수한 경찰, 치밀한 작전으로 현장급습 전원 검거
'농촌 창고를 도박장으로'…상습 도박꾼 29명 일망타진
농자재 창고를 도박장으로 개조해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여온 수십여 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8일 전남 화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전남 화순군 능주면 한 산기슭에 경찰 수사관 20여 명이 조용히 숨어들었다.

겉보기엔 농자재 보관 창고로 보이는 한 건물에서 성인남녀 수십여 명이 모여 도박을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터였다.

즉시 비상 상황에 준해 수사 부서 전 직원을 소집해 출동한 경찰은 우선 도박장 인근에서 잠복을 시작했다.

어디선가 승용차를 타고 온 도박꾼들이 속속 도착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경찰은 도박장 주변을 촘촘히 에워싼 뒤 현장을 급습했다.

치밀하게 짜인 경찰의 작전은 마치 첩보영화와 같은 장면처럼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도박장에 있던 사람은 남성 11명, 여성 18명 등 모두 29명으로 화투를 이용한 도박을 즐기고 있었다.

느닷없이 경찰이 들이닥치자 도박장에 있던 사람들은 혼비백산 달아나려 했다.

개중에는 판돈을 소파 밑이나 화물 팔레트(팰릿) 밑에 숨기려 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있던 경찰에게 이런 꼼수가 통할리 없었다.

경찰은 도박장에 있던 전원을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소지하고 있던 도박 자금 3천여만 원을 압수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광주와 나주, 화순 등에 도박장을 차려놓고 장소를 옮겨가면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도박장을 개설한 이들은 총책은 물론 꽁지(전주)와 문방(감시책)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운영했다.

경찰은 상습도박 또는 도박장 개설 등 혐의로 모두 입건했지만 현행범 체포의 경우 48시간 동안만 구류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기초 조사를 마친 뒤 모두 석방했다.

조만간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