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재택치료 안내서

재택치료 환자 100만명 눈앞
발열·콧물·두통 동반 코~후두 통증
가래 섞여나오는 심한 기침도
숨 차거나 창백해지면 '위험 신호'
고열 3일 이상 지속땐 입원 필요

의심 증상땐 어떤 약 사야 할까
두통·근육통엔 타이레놀·펜잘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
나스펜·써스펜·게보린브이도 가능

인후통·발열엔 '이부프로펜'
부루펜·탁센·스피딕 복용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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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 ‘100만 명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보다 전파력이 2~3배 빠른 대신 위중증률·치명률은 낮다. 그렇다고 마냥 ‘약한 병’이라고 보긴 어렵다. 모든 감염자가 무증상이나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건 아니다. 고열, 인후통, 심한 두통과 근육통, 기침과 가래에 시달리며 ‘고난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어떤 약을 미리 사둬야 할까. 갑자기 호흡 곤란이 오면 어디에 연락해야 할까. 약을 미처 챙겨두지 못했다면 어떻게 약을 구할 수 있을까. 방역당국과 서울대병원에서 제공한 의학정보를 바탕으로 재택치료 환자의 궁금증을 풀어봤다.
오미크론 '독감 증상' 비슷…해열제·진통제·진해거담제 챙겨놔야 [이선아 기자의 생생헬스]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교차복용 가능
사람의 호흡 기관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코(비강), 부비동, 인두, 후두로 이뤄져 있는 ‘상기도’와 기관지, 폐가 있는 ‘하기도’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이 중 상기도를 주로 공격한다. 폐를 손상시키기보다는 발열, 콧물, 두통,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목이 칼칼하고 침을 삼킬 때마다 아픈 인후통, 가래가 섞여 나오는 심한 기침도 오미크론의 증상이다.

기본적인 상비약으로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성분 의약품을 둘 다 챙겨놓는 게 좋다. 두 성분 모두 해열제지만, 아세트아미노펜은 두통·근육통에 효과적이고 이부프로펜은 인후통에 효과가 좋다. 두 계열의 약을 모두 준비해두면 교차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성인 기준으로 하루 최대 복용할 수 있는 양이 4000㎎이다. 500㎎짜리 알약 1~2개를 4~5시간 간격으로 먹는다. 이보다 더 많이, 더 자주 먹으면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만약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은 뒤 4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이부프로펜을 먹으면 된다. 서로 다른 성분이기 때문이다.

종합감기약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같이 복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종합감기약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이미 들어 있다. 예컨대 아세트아미노펜이 400㎎ 들어 있는 종합감기약을 먹은 뒤 타이레놀 500㎎ 두 알을 먹으면 한 번에 아세트아미노펜 1400㎎을 복용한 것이어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는 한국얀센 ‘타이레놀’이 가장 유명하지만 조아제약 ‘나스펜’, 한미약품 ‘써스펜’, 종근당 ‘펜잘’, 삼진제약 ‘게보린브이’ 등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
○인후통 땐 소금물 가글이 도움
침이나 음식을 삼킬 때 목이 아픈 인후통도 코로나19 확진자를 괴롭히는 증상이다. 이럴 땐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 계열의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된다. 이부프로펜은 성인 기준 하루 최대 복용량이 약 3200㎎이다. 삼일제약 ‘부루펜’, 녹십자 ‘탁센’, 광동제약 ‘스피딕’ 등이 대표적이다. 인후통이 심하면 나프록센 성분의 약도 쓸 수 있지만, 이부프로펜과 동시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소금물로 가글을 하거나 주변 습도를 높이는 것도 인후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습기를 틀어놓거나 샤워기에 온수를 틀어놓은 채 잠시 서 있으면 된다.

끊이지 않는 기침과 가래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코로나19 초기엔 마른 기침이 주로 나오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래가 동반된다. 만약 가래가 심하다면 덱스트로메토르판 등이 들어간 진해거담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종근당의 ‘모드코프시럽’, 일양약품의 ‘아스마에취시럽’ 등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 것보다 옆으로 눕거나, 엎드려 눕는 자세가 기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꿀을 티스푼으로 한 숟갈씩 먹으면 기침이 덜 나온다는 보고도 있다.

구토나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염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면서 탈수 현상이 올 수 있다.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시며 하루 2L 이상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수분 섭취는 체온을 떨어뜨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단 심부전·신부전을 앓고 있다면 과다한 수분 섭취가 오히려 산소포화도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상비약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확진 판정을 받으면 ‘코로나19 전화상담병원’으로 지정된 동네 병·의원에서 비대면으로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네이버·카카오 지도 앱에서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원’ ‘코로나 재택 진료 병원’ 등을 검색하면 집 주변에 병·의원 목록을 볼 수 있다. ‘닥터나우’ 등 비대면 진료 앱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대면 진료가 끝나면 의료진이 근처 약국에 이메일·팩스로 처방전을 보낸다. 약이 제조되면 재택치료 환자의 동거인이 약국을 직접 방문해 약을 가져오면 된다. 1인 가구이거나 동거인의 외출이 여의치 않으면 약국이 무료로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
○산소포화도 95% 밑이면 의료진 상담
재택치료를 하면서 특히 주의해야 할 증상은 ‘호흡곤란’과 ‘지속적인 흉통’이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거나 손톱과 입술이 푸르게 변하면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지속적으로 가슴이 아프거나 답답한 경우,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도 위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땐 24시간 운영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에 연락하거나 119를 불러야 한다.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연락처는 보건소에서 문자로 알려준다. 37.8도 이상의 발열이 3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도 의료기관 입원이 필요하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도 좋다. 산소포화도는 혈액 내 산소량을 측정해 ‘산소가 우리 몸에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초기엔 정부가 모든 재택치료 환자에게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무료로 보내줬지만 이제는 집중관리군(60세 이상 고령층,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이 아니라면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구매해야 한다. 약국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산소포화도 수치는 △95% 이상이 ‘정상’ △91~94%는 ‘저산소증’ △81~90%는 ‘호흡곤란을 동반한 저산소증’ △80% 이하는 ‘매우 심한 저산소증’이다. 산소포화도가 95% 밑이면 의료진 상담을 받아야 한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사용할 땐 기기의 측정 부위에 밝은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해야 한다. 밝은 빛에 노출되면 정확도가 떨어진다.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랐거나 네일아트를 한 경우에도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어 제거하는 게 좋다.
○영·유아 확진 땐 호흡 유심히 관찰해야
최근 영·유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영·유아는 통증이 있어도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므로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재택치료 전화상담 병원인 연세곰돌이 소아·청소년과의 송종근 원장은 “3세 미만 아이들은 오미크론이 후두염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며 “숨을 못 쉬게 되면 아주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코로나19에 걸리면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아이의 목소리나 옹알이를 녹음했다가 비대면 진료 때 들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의료진이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전국 26곳에 있는 ‘소아 특화 거점 전담병원’으로 가면 된다. 병원 목록은 보건소에서 문자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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