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생가 찾으며 與 '본진' 흔들기 '외연확장'…집권 후 정계개편 염두 관측도
[대선 D-10] 윤석열 '반이재명 세력' 규합 총력…'정권교체 깃발' 험지 공략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외연 확장을 대선 승리의 필요조건으로 여기고 보수 진영의 지평을 넓히는 데 막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전국 선거에서 연거푸 패하며 궤멸 지경에 이른 보수정당을 재건하고, 이를 합리적인 진보까지 아우를 수 있는 혁신적이고 실력있는 수권 세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호남 득표율 30%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반(反)이재명 세력 연대 구축이 이번 정권 교체의 열쇠"라며 "호남 지역민과 이주민의 지지는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지속적인 호남 구애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후 동선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윤 후보는 지난 16일 광주와 전주, 22일 군산과 익산을 연달아 방문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생가를 찾았다.

보수 진영 후보가 대선이 임박한 시기 DJ 생가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 하의도행(行)에는 DJ 옛 동지인 동교동계 인사들이 다수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분초를 다퉈 유권자들과 만나온 윤 후보가 목포에서 쾌속선을 타고도 1시간 30분이나 걸려 사실상 하루를 꼬박 잡아먹는 일정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DJ 정신' 계승 의지와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였던 지난해 8월 18일 야권 대권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국립 서울현충원 묘역을 참배한 것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윤 후보는 설연휴 전에는 호남 230만 가구에 국민 통합 메시지와 지역 맞춤형 공약을 담은 손편지를 발송한 바 있다.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띄우고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이슈파이팅에 나서 현지 2030 표심을 효과적으로 끌어당겼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2030 표심을 이끄는 이준석 대표는 무궁화호를 빌려 만든 첫 유세 열차를 호남선을 따라 운행하고, 전남 신안군 흑산도까지 유세차를 보내며 윤 후보에 힘을 보탰다.

대표적인 호남 중진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의원이 윤 후보를 측면 지원했고, 전북 출신 이용호 의원과 조수진 최고위원 등도 당내에서 메시지·일정을 조율하는 데 역할을 했다.

윤 후보 측은 적극적인 호남 구애로 지역주의 타파와 통합이라는 명분을 선점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본진'을 흔드는 효과도 내고 있다고 자평한다.

호남 표심은 전국 각지로 흩어진 출향민 여론과도 연동돼 있으며, 이들이 돌아설수록 중도 확장성이 부각돼 수도권을 포함한 접전지의 득표율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분석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운현 씨나 민주당 당원 500명의 최근 지지 선언이 당장 그 결실로 꼽히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지방선거와 총선까지 내다보고 선거 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소야대 구도 아래 '식물 대통령'으로 집권 초반기를 허비할 수 없다는 인식 속에 크게는 정계 개편까지 염두에 두고 험지 공략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윤 후보는 전날 인천 유세에서 "민주당의 양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들과 합리적이고 멋진 협치를 통해 경제를 번영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겠다"며 이런 구상의 일단을 내비쳤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물밑 추진하는 것도 안정적인 정권 교체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안 후보의 제3지대까지 끌어안으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가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 친이재명 세력의 고립 전략을 쓰지 않을까"라며 "호남의 마음을 얻으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D-10] 윤석열 '반이재명 세력' 규합 총력…'정권교체 깃발' 험지 공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