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내리막길 얼어붙어 사고 발생
전방 주차 차량 피해 핸들 돌려 벽에 '쿵'

주차장 관리 업체 측 "운전자 과실"
분노한 운전자, 소송 제기했는데…

한문철 "현실과 동떨어진 법원 판결"
영상=유튜브 한문철 TV

영상=유튜브 한문철 TV

지하주차장 입구 내리막길이 얼어붙어 차량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차장 관리 업체와 운전자 간의 소송전이 벌어진 가운데, 한문철 변호사가 법원의 판결에 한숨을 내쉬었다.

25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미끄러져 내려가 벽을 그대로 충돌, 근데 제 잘못 50%나 되나요? 판사님은 피할 수 있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최근 눈이 많이 온 날, 운전자 A 씨는 내리막길인 지하주차장 입구로 진입하던 중 차량이 멈추지 않자, 전방에 주차된 다른 이의 차량을 피해 벽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지하주차장 차량 진출입로에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동이 안 된 것이다.

A 씨는 주차장 내 사고는 시설물 배상책임보험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해당 주차장 관리 업체 측에 사고 접수를 요청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차량 운전자의 과실"이라며 사고 접수를 거부했다.

업체 측의 태도에 분노한 A 씨는 우선 자신의 보험사를 통해 자차 보험으로 처리했다. 이후 보험사가 주차장 관리 업체를 대상으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한문철 변호사는 "어떤 차라도 미끄러질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시설물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건물에서 관리했어야 한다"고 운전자의 과실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50:50이었다. A 씨의 운전상 과실이 이 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업체 측은) 지하주차장 출입로 바닥 전반에 눈과 염화칼슘 등이 혼재돼 흩뿌려져 있는 점 등을 들며 제설작업을 했다고 주장하나, 다수의 차량이 통행하고 경사가 상당한 지하주차장 출입로의 특성상 염화칼슘 살포뿐만 아니라 눈 등 이물질을 제거해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주차장 관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원고 차량 운전자의 운전상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해당 판결문을 읽은 뒤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아이고, 판사님. 판사님은 저걸 피할 수 있냐. 더듬이처럼 앞을 미리 본 뒤 '아 저기 눈이 있으니까 들어가지 말자'고 할 수 있냐"며 "어떤 차도 미끄러지는 걸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판사님께서 50대 50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 잘못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50대 50이다? 어떻게 그런 판결이 있냐"며 "운전자가 뭘 잘못했는지 얘기를 해야 한다. 거기에 가면 누구든지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결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매우 동떨어진 판결도 가끔 보이는 것 같다"며 "속이 쓰리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판사님도 저거에 당하면 상당히 억울할 것", "운전자가 순간 판단을 진짜 잘했다", "상식에 반하는 판결"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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