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세 번 맞으면 4개월이 지나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분간 백신 4차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 페이영 텍사스대 의대 교수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혈액의 항체값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연구 결과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뒤 4개월이 지난 사람의 혈액엔 오미크론 변이를 차단하는 항체가 남아 있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백신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 변이가 백신으로 형성된 면역 보호장벽을 뛰어넘는다고 알려지면서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말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4차 접종까지 도입했다. 4차 접종을 해도 예방 효과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반론도 많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당분간 4차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WP는 전했다. 백신으로 형성된 항체가 점차 줄었지만 오미크론을 방어하기엔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4개월이 지난 뒤에도 효과가 지속되는지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같은 날 미 라호야면역학연구소는 백신 접종자의 몸속 T세포가 오미크론 변이를 공격 대상으로 여겨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연구소는 화이자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 백신 접종자 혈액의 면역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항체 등을 형성하는 기억 B세포 반응은 점차 떨어졌지만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T세포 반응은 접종 6개월이 지난 뒤에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항체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한다. T세포는 감염을 막진 못하지만 감염된 세포를 공격해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차단한다.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돌파감염이 늘지만 상당수가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