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중대시민재해'…Q&A로 풀어보니

공중이용시설도 적용 대상

음식점은 바닥면적 1000㎡ 이상
수영장 사고도 처벌 대상이지만
일반 수영장 규모는 해당 안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1주일도 안 남았지만 모호한 법 내용으로 인해 현장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사이에 식당, 어린이집, 주유소 등 일상에서 접하는 공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중대재해처벌법(중대시민재해)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식중독 사고조차 얕봐선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사·노무 분야 전문가들이 말하는 중대시민재해 주요 쟁점을 질의응답 방식으로 정리해봤다.

식중독 10명 넘으면…어린이집 원장도 '7년 이하 징역' 가능성

▷식당과 어린이집, 키즈카페도 중대재해 처벌 대상인가.

“중대시민재해로 판단하려면 사망자 1명 혹은 같은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10명 이상 발생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는데, 해당 시설의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음식점은 바닥 면적이 1000㎡ 이상, 어린이집과 키즈카페는 연면적 430㎡ 이상인 곳이 중대시민재해 적용을 받는다. 식중독 사고는 ‘제조물 결함’으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면적이나 근로자 수와 상관없이 중대시민재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임대를 준 식당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임대인도 책임지나.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과정에서 임대를 도급·용역·위탁에 포함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제외됐다. 하지만 임대인이 단순 임대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판매업무, 임대 목적물 관리 자체를 위탁하는 계약을 맺었다면 도급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계약관계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에 해당하면서 임차인 사업장이 임대인의 실질적인 지배·관리를 받고 있다면 임대인은 해당 식당에 대한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 임차인이 관리하더라도 임대인 책임이라고 할 만한 소지가 있는 △전기 △가스 △임차인과 공유하는 부분 사이의 벽·천장 등에 대한 시설물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하철,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사고가 나면 중대시민재해로 볼 수 있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으로 지하철역이나 도로 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해당 시설을 소유하거나 점유하면서 사용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광주 학동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도로 위로 무너져 발생한 사고의 경우엔 중대시민재해를 적용하긴 어렵다. 버스나 도로의 결함으로 발생한 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쇼핑몰에서 점포를 임대했을 때는 안전관리를 어떻게 하나.

“쇼핑몰에서 매장을 임대한 것이 도급·용역·위탁에 해당하고, 임대인이 점포를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한다면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요구하는 안전 보건 확보의무를 다해야 한다. 식당과 마찬가지로 임대인의 관리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

임차인이 관리해야 하는 내용이라도 임대인 책임이라고 할 만한 시설물에 대해선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점포 외에 전체 건물에 대한 용역(시설관리·주차·환경 등)을 준 경우에도 임대인이 이 같은 의무를 다해야 한다.”

▷수영장에서 익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운영자가 처벌받나.

“운영자의 관리 소홀로 사고가 발생하면 민법상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영장 규모 등에 따라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관람석 수가 1000석 이상인 대형 실내 수영장이 중대시민재해 적용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이 조건만 놓고 보면 웬만한 일반 수영장은 적용 대상에서 벗어난다. 다만 두 가지 이상 용도로 쓰이는 건물인데 연면적이 2000㎡ 이상인 곳도 중대시민재해가 적용되는 공중이용시설로 규정된다. 건물이 수영장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그 면적이 2000㎡ 이상이라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김진성/최진석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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