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선택에 따라 '장례 먼저 치르고 화장' 가능…개정안 행정예고
질병청 "시신 접촉하지 않으면 감염전파 경로 성립 안돼"
'얼굴 못본채 화장' 코로나 안타까운 장례 피할수 있게 된다(종합)

앞으로 코로나19 사망자도 유족이 먼저 장례를 치른 후 화장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이 변경된다.

코로나19 사망자 대다수가 고령자지만 그간 엄격한 방역지침에 따라 생전 병원 내 면회는 물론 가까이서 가족들이 임종을 지키는 것도 어려웠다.

더욱이 사망한 이후에는 '선(先) 화장'을 원칙으로 한 장례 지침에 따라 유족에게 고인의 마지막 얼굴도 보여주지 못하고 시신을 화장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이어졌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1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다른 사망자들과 같이 먼저 장례를 치른 뒤 화장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시신에 대한 장사방법 및 절차 고시'를 개정, 26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당국은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지침이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부족했던 유행 초반에 설정된 것인 만큼, 그 이후 축적된 근거를 토대로 '장례 후 화장'이 가능하도록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장례 지침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사망자의 체액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감염 시신과 접촉 시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런 방식을 권장했었다.

그러나 유족들은 시신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낮은 만큼, 고인의 존엄을 지키고 유족에게도 충분히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며 장례 지침을 개정해달라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시신을 통한 감염 전파가 보고된 사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장례 지침 개정 요구가 커지게 됐다.

당국도 작년부터 장례지침 개편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작년 10월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과학적 지식이 많이 알려져 감염 관리를 잘하면서 정상적인 장례를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보완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질병청은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숙주의 사망과 동시에 바이러스가 소멸하지는 않으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숙주가 없으면 생존이 어렵다"며 "(일부 사례에서)사망 후 시신의 체액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었으나 대부분 감염력이 있는 생존 바이러스가 아닌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시신을 접촉하지 않는 경우에는 접촉과 비말에 의한 감염 전파경로가 성립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해 코로나19 사망자의 장례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반적으로 장례식에서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나 확진자의 시신과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감염 위험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진 바 없다"면서도 "고인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유족의 선택에 따라 화장을 한 뒤 장례를 치르거나, 방역수칙을 엄수한다는 조건으로 장례부터 먼저 치를 수 있게 된다.

방대본은 고시 개정과 함께 '코로나19 사망자 장례관리 지침'을 개정해 감염 예방을 위한 세부 방역수칙을 마련하고, 장사시설 및 실무자·참석자를 대상으로 한 감염 예방 교육도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전국 1천100여개 장례식장에 고시 개정안과 지침을 전달해 유족의 추모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질병관리청 누리집(kdca.go.kr) → 알림·자료 → 입법/행정예고 전자공청회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개정안에 의견이 있는 단체나 개인은 방대본 지침관리팀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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