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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66개 크기 녹지 공간 조성
2차전지·수소…신산업 유치 가속
‘철강도시’의 대명사였던 포항시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도시’로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ESG 선도도시가 되겠다”고 선포했다. 지금까지 철강 중심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등 비재무적인 요소까지 고려해 ESG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의미다.
그래픽=김선우 기자

그래픽=김선우 기자

신산업 투자 6조9000억원 유치
시는 ESG의 세 가지 축을 고르게 강화할 방침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저탄소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녹색도시를 조성하는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숲, 둘레길, 자연휴양림 등 축구장 66개 크기인 47만여㎡의 대규모 녹지 공간을 마련했다. 이렇게 조성된 녹지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방문객도 끌어들이면서 지난 6년간 1조2679억원의 유·무형 경제효과를 거뒀다는 것이 시의 추산이다.

포항시에는 전기차용 배터리(2차전지), 바이오헬스, 수소발전 기업도 모여들고 있다. 시가 기존 주력산업인 철강을 대체할 신산업을 적극 육성한 결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는 최근 5년간 신산업 분야에서 6조9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시는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방사광가속연구소 등 보유하고 있는 산업, 대학,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5년 전부터 신산업 특구를 구축해왔다.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포항에 투자하면 투자금액의 2.5%는 기반시설 등의 보조금으로 지급한다는 조례도 제정했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한미사이언스 등 9개 기업으로부터 446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포스텍에 의사과학자와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연구 중심 의대를 설립해 바이오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2차전지 기업으로부터 3조5500억원, 수소발전 기업에서 7650억원을 유치했다.
저소득층 일자리·제로웨이스트 한번에
ESG의 또 다른 축인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는 저소득층 일자리를 마련하고, 자원 순환을 실천하는 ‘지구공방 자활근로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없애기) 사업을 하는 지구공방은 지난해 4월 개장해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 60곳, 인구가 많은 지역의 행정복지센터 10곳에 300개의 재활용 수거함을 설치했다.

온라인 식재료 배달과 함께 사용량이 늘어난 아이스팩을 수거해 세척, 소독한 후 전통시장과 식품·제조 업체 등 필요한 곳에 무상으로 공급한다. 시는 이 사업으로 하루 1200㎏의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취약계층 2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복지 3무(無) 정책’도 추진 중이다. 사립유치원 급식비, 어린이집 교육비, 중·고교 신입생 교복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포항 58개 사립유치원(7350여 명), 459개 어린이집(4400여 명), 중·고교 신입생 9000여 명이 이 사업의 혜택을 보고 있다. 이 밖에 시는 강소기업을 육성할 생태계, 대·중소기업 기술 협력을 촉진하는 지원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반기문 글로벌 교육원’ 통해 ESG 교육까지
포항시는 교육을 통해 ‘ESG 세대’도 양성한다. 대학을 중심으로 ESG 교육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ESG 창업도 장려할 계획이다. 유엔아카데믹임팩트 한국협의회(UNAI KOREA)와 한동대가 공동으로 개설해 운영 중인 ‘UNAI 반기문 글로벌 교육원’에서 ESG 인재 양성을 맡는다. UNAI KOREA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등교육이 필요하다는 사명을 가지고 출범시킨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2019년 5월 한동대에 개설해 운영 중이다.

포스텍과 한동대 등에서는 다양한 비즈니스 인재가 배출되기 때문에 ESG 창업에도 유리하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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