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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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차리는 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아내의 사연이 화제다.

게시자 A 씨는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밥상 '차려' 놓는 게 당연한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남편 B 씨와 부부싸움을 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육아휴직을 하다 곧 회사 복귀를 앞둔 A 씨는 남편의 직업 특성상 육아와 집안일을 도맡아 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크게 불만은 없지만 유일하게 했지만 함께 하길 바라는 일은 식사 준비다"라면서 "결혼 전 친정에서는 어머니께서 '밥 먹자' 하시면 가족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식사 준비를 도왔다"고 전했다.

A 씨는 "식탁 닦기, 수저 놓기, 반찬 덜어서 내놓기 등 아버지도 다 같이 식사 준비하고 어머니가 앉으면 식사를 함께했다"면서 "식사 마치면 자기 그릇은 싱크대에 가져다 놓고 마지막에 먹은 사람이 식탁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시댁에서는 시어머님이 식사 준비부터 수저 세팅 다 해놓고 말 그대로 정말 딱 앉아서 밥 먹기만 하면 되게 준비해 놓고 식구들을 부른다"면서 "식사 준비를 아무도 돕지 않고 불러도 국이 다 식은 다음에 와서 데워달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일 충격인 건 어머님이 다른 요리 데우느라 앉지도 않았는데 다른 가족들이 먼저 식사를 한다"면서 "남편이 결혼 후에도 본가에서 하던 대로 해서 제가 이것저것 도와달라고 시키면 하긴 하는데 스스로 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A 씨는 "내가 요리는 다 하니까 식사 준비는 함께하자. 여기가 식당도 아니고 가만히 앉아서 밥상 받아먹는 건 좀 아니라고 누누이 말했지만 변하지 않았다"면서 "오늘은 아일랜드 상판에 음식 올리며 가져가라고 부르니 '밥 다 차리면 부르지'라고 짜증을 내서 내가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B 씨는 "밥을 다 차리지도 않고 불러서 기분이 나빴다"면서 "밥 먹자 그래서 나왔더니 아무것도 없지 않냐"고 오히려 따졌다.

밥을 차리는 문제로 냉전 중이라는 사연은 이 밖에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여성 C 씨는 "맞벌이 신혼인데 밥 때문에 싸웠다"면서 "없는 요리 솜씨에도 불구하고
남편 위해 밥 차려주고 그랬는데 어느덧 제가 밥 차리는 게 너무 당연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C 씨는 "남편에게 나도 밥 차려달라고 하니까 3번 정도 하더니 이제는 '난 요리 해 본 적이 없어서 힘들다'고 안 한다고 하더라"라며 "저도 결혼 전 요리 안 해본 건 마찬가지다"라고 맞섰다.

C 씨가 남편에게 "나도 당신처럼 요리 '요'자도 모르는데 레시피 보고 오므라이스도 하고 미역국도 끓여준 거야"라고 하자 남편은 "요리 안 배우고 뭐 했어?"라고 답했다.

그러자 남편은 "요리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냐. 앞으로 그럼 밥은 사 먹겠다"라고 화를 냈다.

가사 분담 문제로 갈등을 빚는 부부들을 위해 이인철 변호사는 어떤 조언을 들려줄까.

이인철 변호사는 "대한민국 법에 ‘아내가 밥을 차려야 한다’라는 법은 없다"면서 "밥은 배고프고 아쉬운 사람이 차려 먹으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아직도 ‘밥 차리고 집안일 하는 것은 무조건 아내, 며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내가 전적으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인해 다툼이 심해지고 이혼까지 한다면 누구 책임일까?

이 변호사는 "부부는 서로 협조 의무가 있다"면서 "비록 아내가 전업주부이고 남편이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가사는 부부가 같이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남편이 집안일을 하면서 아내에게 ‘내가 도와주었으니 고맙게 생각하라’고 말하면 큰일 난다"면서 "남편은 집안일을 ‘도와주는’ 개념이 아니고 당연히 남편도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직장 일이나 가사나 부부 한쪽만 하고 다른 배우자는 편하게 놀고먹기만 해서 한 명이 희생하는 불평등한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면 갈등이 커지고 혼인이 파탄되어 결국 이혼 위기까지 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맞벌이 부부라면 당연히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면서 "부부 모두 힘들게 일하고 집에 와서 남편만 쉬고 아내만 집안일을 한다는 것은 불평등한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아내가 전업주부라면 주된 가사 살림은 아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남편은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되는 것이다"라며 "아내도 힘들게 하는 직장 생활하는 남편의 고충을 이해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녀는 평등하고 부부는 평등해야 하므로 일을 누가 하는지는 부부가 협의하고 서로 협조가 잘 되면 큰 문제가 없다"면서 "한쪽만 희생하고 불평등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갈등이 지속한다면 관계가 파탄될 수 있다. 부부는 물론 모든 남녀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갈등을 예방하고 모두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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