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최소 25개 대형 교육업체 문닫아"

사교육 단속에 중국 학부모들 이민 고려…"상담 쇄도"

중국 당국이 사교육을 단속하고 국제학교의 수업내용도 손을 보면서 중국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속 이민이나 자녀 조기유학 계획을 접어뒀던 많은 이들이 다시 이민 선택지를 꺼내 들고 적극적으로 상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선전(深圳)에서 유럽 몰타 시민권 취득 지원 업무를 하는 데이지 푸는 지난 두 달간 사업이 20% 신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고객은 중국의 새로운 교육 정책에 우려를 표하는 학부모들"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이민 지원 업무를 하는 잭 호는 "캐나다로 전문직 이민을 신청하는 중국 가족 수가 올해 기록적으로 높을 것"이라며 "중국의 교육, 부동산, 자산 시장 정책이 급격히 변하면서 중산층을 중심으로 가능한 한 빨리 이민 프로그램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는 캐나다 이민을 원하는 이들의 95%가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면, 지금은 취업 허가가 나오는 즉시 바로 자녀를 데리고 떠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자녀들을 되도록 빨리 현지에서 교육하려는 것이다.

그는 2017년부터 1천여 가족의 캐나다 이민을 지원했다면서 올해는 사업 실적이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은 의무교육(초·중학교) 과정에서 '학과류'(체육·문화예술·과학기술 제외 과목) 과목의 영리 목적 사교육을 금지했다.

의무교육 과정에서 외국 교재 사용도 금지했다.

나아가 국제학교에도 중국의 공식 교육과정을 채택하라고 압박하고 있으며, 국제학교에 재학하는 중학생은 중국 국가시험을 통과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밀어붙이고 있다.

또 새로운 사립학교 규정에 따라 초·중등 과정에서 신규 국제학교 허가를 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서구식 교육을 하려 비싼 학비를 무릅쓰고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온 학부모들은 자녀가 서구식과 중국식 수업을 동시에 들어야 해 학업 부담이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국제학교들은 아예 그간 운영해온 내국인을 위한 과정을 없애버려 학생들이 중국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교육 단속에 중국 학부모들 이민 고려…"상담 쇄도"

그간 청두(成都)에 있는 국제학교에 자녀 둘을 보내온 사업가 장나 씨는 "해당 국제학교는 싱가포르 교재를 쓰고 외국어 수업과 서구식 교육을 해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정책 변화로 갑자기 그 과정이 이번 학기에 없어지면서 나는 아이들을 중국식 교육과정만 가르치는 학교로 전학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이민을 옆으로 제쳐뒀었는데 이제는 아이들 때문에 다시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SCMP는 "교육분야에 대한 단속으로 중국에서 서구식 교육을 받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을 다시 고려하는 중국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며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이민 프로그램과 투자 이민을 통해 유럽의 소국이나 섬나라의 시민권을 취득하는 프로그램 지원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리서치업체 100EC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사교육을 단속한 이래 최소 25개의 대형 교육업체가 문을 닫았다.

그중에는 27년 된 쥐런교육, 16년 된 월스트리트잉글리시도 있다.

또 많은 업체의 창업자가 사라지거나 파산을 신청했고, 어떤 이는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중국 교육부는 규제 5개월 만에 사교육업체가 80% 이상 사라졌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업체는 83.8% 줄었고, 온라인 업체도 84.1% 폐업했다.

중국 최대 학원 기업 신둥팡자오위커지그룹(新東方敎育科技集團)의 위민훙(兪敏洪) 대표는 지난 9일 위챗을 통해 중국 정부가 사교육 단속에 나선 이후 전체 직원 8만1천명 중 6만명을 해고했고, 매출이 80% 급감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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