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이 17일 방사선 치료 효과를 높이는 자기공명(MR)·컴퓨터단층촬영(CT) 시뮬레이터를 도입했다. 사전 모의 치료를 통해 환자 피폭량을 줄이고, 방사선 조사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뮬레이터는 실제 방사선 치료 장비와 똑같은 형태·구조로 만든 ‘모의 치료 장비’다. 방사선을 쬐기 전 영상 촬영을 통해 최적의 치료 범위와 방사선량, 환자가 유지해야 할 자세 등 각종 데이터를 미리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의료진은 시뮬레이터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 정상 조직은 최대한 보호하면서 암세포만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다.

연세암병원은 시뮬레이터 도입을 통해 간·전립선·뇌·뼈·연부 조직 등에 생긴 암 치료 성공률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MR 시뮬레이터는 암과 정상 조직 간 경계를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CT 시뮬레이터는 기존 기기보다 네 배 이상 큰 검출기가 장착돼 다양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폐·간 등 환자의 호흡과 자세에 따라 변화하는 장기의 암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부위의 물리적·화학적 성질도 분석할 수 있다. 이들 장비는 내년 봄 가동 예정인 중입자치료기의 치료 정밀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기창 연세암병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은 1922년 첫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이후 100년 동안 암 치료 역사를 개척해오고 있다”며 “환자들에게 암 정복의 꿈과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