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효력정지에 혼란 가중
정부, 17일 입장 발표할 듯
법원의 방역패스 효력정지 판결 후 첫 주말인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QR코드 인증을 거친 시민들이 계산대 앞에 서 있다.   김범준 기자

법원의 방역패스 효력정지 판결 후 첫 주말인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QR코드 인증을 거친 시민들이 계산대 앞에 서 있다. 김범준 기자

서울시의 상점·대형마트·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한 법원 결정을 두고 지역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에서만 방역패스가 일부 중단된 데다, 재판부마다 방역 조치 행정처분과 관련한 소송의 판단 기준이 제각각이어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는 지난 14일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서울시를 상대로 낸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서울시에 대한 집행정지만 받아들였고 복지부, 질병청에 대해선 기각했다.

이번 결정이 서울시에만 효력을 미친 이유는 방역패스 정책을 실제로 시행하는 주체를 정부가 아니라 서울시장으로 본 재판부의 법리적 판단 때문이다. 재판부는 복지부가 각 시·도에 방역패스 관련 조치를 시행하도록 ‘지휘’한 행위는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는 법원이 앞서 열린 소송에서 내린 판단과는 다른 결정이다. 마트 방역패스 집행정지 심문을 맡은 행정13부(부장판사 장낙원)와 교육시설 방역패스 집행정지 심문을 맡은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복지부의 방역 조치가 사실상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봤다. 행정13부는 14일 “장관에게 방역 조치를 할 권한이 있고,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조치를 따라야 한다”며 “복지부 장관의 결정이 처분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법 전문 변호사는 “최근 행정법원은 행정부처가 내리는 공문에 대해 대부분 행정처분으로 인정하는 추세였다”며 “1주일 안에 같은 법원에서 다른 판단을 내놓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을 대리한 박주현 법무법인 동진 변호사는 “즉시 항고할 것”이라고 했다.

법원 판단이 나온 뒤 각 지자체 홈페이지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역 차별’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시 홈페이지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도 서울처럼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방역패스 관련 집행정지 사건은 행정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합쳐 모두 7건이다. 정부는 17일 행정법원의 서울시 방역패스 효력 일부 중단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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