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6일 종료 예정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설 연휴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강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것에 대비해 유행 규모를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다.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이르면 이번주 투약을 시작하기로 했다.

거리두기 설 연휴까지 연장될 듯…"오미크론, 우세종 되기 전에 대비"
방역당국 관계자는 11일 “이달 말 설 연휴를 감안해 거리두기를 2~3주가량 연장해서 방역 상황을 확실히 안정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6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중단하고 사적모임 인원을 10~12명에서 6~8명으로 줄였다. 지난달 18일부터는 사적모임 4명, 카페·식당 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 등 방역 수위를 높였다. 이번에 거리두기를 연장하면 위드 코로나를 두 달 가까이 중단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상황실장인 신현영 의원도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는 할 건데 지금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1월 후반에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수 있어서 완화 사인을 주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원 및 시간 제한을 소폭 완화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시간 제한은) 오후 10시까지, (인원 제한은) 6~8명을 검토할 건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인원 제한을) 4명에서 6~8명까지 늘리면 이동량이 57% 증가한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는데도 위드 코로나를 재개하지 않는 건 오미크론 변이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이르면 이달 말 오미크론이 국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섣불리 방역을 풀었다간 오미크론으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해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12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논의를 거쳐 14일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주 하루 평균 확진자는 3387명으로 1주일 전(4118명)보다 줄었다. 1000명을 웃돌던 위중증 환자도 이틀째 700명대를 기록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13일 국내에 도입된다. 정부가 구매 계약을 맺은 팍스로비드는 총 76만2000명분이다. 이 중 일부가 초도 물량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재택치료 환자와 생활치료센터에 팍스로비드를 우선 제공하고, 향후 공급이 확대되면 투약 대상(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경증 및 중등증의 성인 및 12세 이상 소아 환자) 전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물량과 공급 방법 등은 12일 발표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