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대표 내정자에 사퇴 요구한 노조…개발자 파업 눈앞?
카카오노조(크루유니온)가 5일 류영준 현 카카오페이 대표의 카카오 CEO 선임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현 카카오페이 전략총괄부사장, CSO)와 류영준 대표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를 열어 자신들이 카카오페이 지분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과 관련해 사과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10일 신 내정자와 류 대표 등 임원들이 스톡옵션 주식 44만여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9일 20만8500원이던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공시 이후 16만9000원으로 떨어져 한 달이 채되지 않아 23% 넘게 하락했다.

카카오 사내 업무프로그램 '아지트'에 올라온 해당 제안 글에는 1000명이 넘게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지트에는 직원들만이 게시글에 실명으로 '동의'를 표시할수 있게 돼 있다.

제안자는 "카카오페이가 크루유니온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간담회를 개최했고 경영진은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했다"면서도 "하지만 간담회가 상황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카카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은 여러 번이었고 그때마다 크루들이 회사를 감싸안았지만 현재 여론 상황 너무 좋지 않아"며 "이런 상황에서 지금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카카오의 CEO가 된다는 것은 대내외 어디도 납득하기 힘들고, CEO가 돼도 크루들이 믿고 따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카카오페이 조합원분들과 함께 단체협약, 임금협약을 진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제안에서 임단협이 언급된 것을 두고 "카카오노조가 개발자들의 단체행동 및 쟁의행위 돌입 가능성을 드러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단체교섭에 들어갔다"며 "카카오페이도 빠른 시일 안에 교섭 요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어느 정도 조합원 숫자가 확보가 됐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