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가족과의 시간' 반납…"힘들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

경기도 평택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김윤희(53) 선임간호사는 매일 그래왔던 것처럼 새해 첫날인 1일 아침에도 보건소로 일찌감치 출근했다.

이날 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아침부터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의심 증상자, 그 밖의 이유 등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곧 희망의 날 오길"…새해 첫날에도 방역 현장 지키는 의료진들

김 선임간호사는 밀려오는 검사 대상자들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접수하는 작업을 하느라 한시도 쉴 수가 없었다.

야외에 대형 온풍기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기승을 부리는 한파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이 새해에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덕담을 나누며 떡국을 먹어본 지가 어느덧 2년 전 일이 되어버렸다.

그는 "야외에서 근무하다 보니 손과 발이 시린 게 너무 힘들고, 2년간 제대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가족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라면서도 "검사하러 오신 시민들이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전해주는 말에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벌써 계절이 8번 바뀌었다.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며 "희망의 날이 오길 바라며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맡은 일들을 해낼 것이다.

국민이 모두 그날을 함께 기다리며 힘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양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에크모센터장 김형수(54) 흉부외과 교수도 평소처럼 에크모 치료가 필요한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을 살피는 것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에크모는 환자의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몸속으로 투여하는 장비로, 심장·폐가 기능을 하지 못하는 위중한 환자에게 사용한다.

그러한 탓에 김 교수를 비롯한 에크모팀 의료진들은 주말, 휴일 할 것 없이 상시근무체제로 병원에서 대부분의 일과를 보내고 있다.

이 병원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는 환자 9명 중 7명이 코로나19 관련 환자일 정도로, 코로나 이후 중증 환자 의료체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곧 희망의 날 오길"…새해 첫날에도 방역 현장 지키는 의료진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쳤을 법도 한데,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것은 중증 환자 의료체계가 우리나라 의료 수준을 좌우한다는 신념과 사명감 때문이었다.

김 교수는 "해외 선진국 사례를 보면 코로나19로 의료 시스템이 붕괴한 사례들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어떻게든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며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이 시기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명감으로 고생하는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종종 어려운 일들을 겪곤 한다"며 "국민 여러분들께서 의료진이 힘을 낼 수 있게 배려하고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같은 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증 응급의료센터에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박영선 과장(42)은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만으로도 바쁜 응급실에서 코로나19 의심 또는 확진 환자들까지 감당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새해 첫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 과장은 "응급실로 온 환자 중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실에서 응급처치를 받게 된다"며 "예전엔 코로나로 확진 판정된 환자들은 전담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최근엔 병상이 부족해 응급실에서 확진자들을 치료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해 업무가 더 늘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의료진들의 스트레스도 높아진 상태다.

이 힘든 시기를 버텨내는 것은 주변에서 함께 노력하는 동료들 덕분"이라며 " 곧 끝날 거라 믿고 모두 힘내서 건강하게 이 코로나를 극복하길 바란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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