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를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송두리째 바뀐 것이 햇수로 3년째다. 발병 초기 ‘머지않아 곧 종식될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이 무색하게 코로나19는 진화를 거듭하며 우리의 삶을 모두 뒤바꿔놓았다. ‘비대면’은 일상이 됐고, 숱한 코로나19 검사와 자가격리를 거치며 집에 머무는 시간도 늘어났다.

초유의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신체활동 감소,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인해 국민 건강은 나빠졌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중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비율은 38.3%로 직전 해(33.8%)에 비해 높아졌다. 성인 10명 중 4명이 과체중인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엔 변화가 없던 고혈압 유병률·고위험 음주율도 덩달아 3%포인트씩 높아졌고,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증 환자도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 3년차에 접어드는 임인년을 맞아 명의들에게 슬기로운 건강 관리법을 물었다.
"코로나 3년차…독서·명상으로 멘탈 잡고, 걷기로 체력 키워요" [이선아 기자의 생생헬스]

식사시간·식사량 지키고 야식 피해야

먼저 식습관.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사시간이 들쭉날쭉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매일 정해진 시간에 끼니를 챙겨 먹어야 과식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입맛이 없어지면서 식사를 거르고 과일이나 떡, 빵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활동량이 적은 고령층이 이런 고열량·고당분 음식을 자주 먹으면 체중이 늘어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배가 고프지 않아도 제 시간에 식사를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해 단골 목표인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식판이나 일정한 크기의 그릇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식사량을 한눈에 확인하고 조절하기 위해서다.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선 하루 섭취 열량을 기존보다 약 500~800㎉ 줄여야 한다. 단 ‘1일 1식’ 등 끼니를 거르면서 하는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박 교수는 “불규칙하게 식사를 거르면 지방 대신 근육이 빠지면서 체력이 약해지고 우울증까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맵고 짠 음식도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자극적인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으면 체중 증가는 물론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대사질환도 함께 따라올 수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라며 “마트에서 식품을 살 땐 영양성분표를 확인해 열량이 낮고 포화지방, 당 함량이 적은 식품을 구매하는 게 좋다”고 했다. 특히 당분이 적은 식품을 가까이 하면 식후 혈당 상승 속도가 느려지면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토마토, 버섯, 미역, 사과, 귤, 양배추 등이 대표적이다. 잠들기 3~4시간 전 ‘야식’은 피해야 한다. 먹고 나서 바로 누우면 역류성 식도염 등 위·식도 질환이 생길 수 있는 데다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

고령층도 근력 키워야 관절통 완화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에 30~60분, 1주일에 3~5회씩 약간 숨이 찰 정도로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할 땐 실내보단 밖으로 나가서 목표 지점을 정하고 하는 게 지속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는 비결이다.

운동을 하기 전엔 약 5분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 김병성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맨손체조 등을 통해 관절을 움직여서 힘줄, 근육, 인대, 관절막을 서서히 늘려줘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이 지나치게 많이 나가는 고도비만일 경우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줄넘기, 달리기는 피해야 한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선 근력 운동도 뒷받침돼야 한다. 박 교수는 “집에서 스쿼트와 플랭크를 하거나 아령이나 운동밴드 등을 활용해 수시로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스쿼트에 익숙하지 않거나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은 벽에 등을 댄 채로 하면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 등을 위로 향하게 한 채로 엎드려서 한쪽 다리를 번갈아 드는 자세도 손쉽게 허벅지·다리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고령층도 관절이 좋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근력운동을 피하는 게 답은 아니다. 박 교수는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은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염증이 생기고 관절 건강이 더 악화된다”며 “앉은 채로 상체만이라도 운동밴드나 줄넘기 등을 잡아당기며 근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금연·절주를 계획하고 있다면 가족·친구·동료에게 알리는 게 좋다. 의지박약으로 ‘작심삼일’이 걱정될 경우 주변 사람과 함께 목표를 정해 실천하는 것도 방법이다. 술자리에 가기 전엔 음주량을 미리 정해두고, 이를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적·정적 취미로 우울감 관리해야

코로나19 이후 우울감과 무기력이 심해진 사람도 많다. 모임과 만남이 줄면서 고립감을 느끼고, ‘혹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기 위해선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나만의 취미를 가질 것을 권고한다. 박 교수는 “명상, 독서처럼 마음을 차분하게 가다듬을 수 있는 정적인 취미와 등산, 스포츠 같이 활력을 불어넣는 동적인 취미를 하나 이상 가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도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일조량이 줄어드는 겨울철엔 몸이 위축되고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햇빛이 줄어들면 신경전달물질인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이 부족하면 수면장애가 생기고 스트레스·우울증이 악화된다. 손 교수는 “밖으로 나가 조깅, 겨울 레포츠 등을 통해 스트레스 완화와 체력 단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신체활동이 어려운 두꺼운 겨울 잠바보다는 얇은 겉옷을 여러 벌 껴입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 3년차…독서·명상으로 멘탈 잡고, 걷기로 체력 키워요" [이선아 기자의 생생헬스]
바깥으로 나가는 게 여의치 않다면 주기적인 환기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집 안의 공기가 정체되면 요리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이 실내에 쌓인다. 이런 미세먼지는 호흡기나 폐 건강도 해치지만,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줄여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박 교수는 “환기를 통해 맑은 공기를 마시면 혈관이 이완되면서 긴장감이 완화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