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오는 27일께 ‘막판 타결’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갈등을 빚어 온 일부 항목에 대해 한 발씩 양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시의 시민단체 지원예산 삭감안을 시의회가 되살린 것을 일부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 요구 사항 중 일부에 대해 먼저 양보할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시의회는 당초 예산심사 때 오 시장의 공약사업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168억원), ‘안심소득’(74억원), ‘서울형 헬스케어’(60억8000만원) 등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대신 서울시가 깎은 시민단체 사업 예산 등을 잇따라 늘렸다.

오 시장이 양보 의지를 내비친 만큼 시와 시의회 간 협상이 최종 불발될 가능성은 작아졌다는 게 시 안팎의 분석이다. 연말까지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불발돼 ‘준예산’ 사태가 벌어져선 안 된다는 것은 양측의 공통된 입장이다. 준예산은 내년 예산이 법정 시한 내 처리되지 않으면 그해 예산에 준해 이듬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오 시장은 ‘서울런 예산 복원’과 ‘TBS 출연금 삭감’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가 최근 서울시에 ‘코로나19 생존 지원금’ 3조원 편성을 요구하면서 상황은 더 꼬였다. 시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재정 여건상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시의회는 정례회 회기를 연장하거나 연말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정례회 회기는 규정상 27일까지 연장 가능하다”며 “27일께 막판 처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