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최적화 농업교육…'미래농' 꿈 키운다
농업계학교 국외 연수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팜, 디지털 시대를 맞아 우수한 농업인재 육성에 미래농업의 승패가 달려있는 우리 농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새로운 변화가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우리나라의 농업교육시스템은 예비농업인단계, 신규농업인단계(후계·창업단계), 전문농업인단계로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예비농업인 단계는 예비농업인인 농고와 농대를 대상으로 학교별 특성화를 유도하고 현장중심 교육 프로그램 지원에 주력한다.

특히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 원장 이종순)에서는 현장실습과 해외 선진 농업국가 견학을 통해 현장 중심의 교육을 통해 농업교육의 효율성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 미래 농업인재 517명 참여

올해는 코로나19로 축소되거나 취소됐던 농업계학교 국외 현장실습을 온라인과 메타버스로 옮겼다. 전국 농업계학교 농고·농대 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한 ‘2021 농업계학교 역량강화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이 바로 그것이다.

‘2021년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은 코로나19로 국외의 농업 선진국 방문 연수가 현실적으로 힘들어진 상황에서도 농업계 학교 학생·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대면으로 진행하는 국내 현장 실습장과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국외 현장실습이 동시에 진행돼 코로나19 시대에 최적화된 교육이었다는 것이 현장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또 국내외 최신 기술을 동시에 비교·체험할 수 있도록 진행된 평가 역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교육은 지난 10월 5일부터 약 두 달간 전국 미래농고, 일반농고, 한농대 등 총 25개교에서 517명이 참여했다. 각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전공과 사전 수요조사에 따라 4박5일간 맞춤 형태로 진행됐다.

해외 농업 전문가와 대화 '국외 라이브Talk'

그중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국외 라이브Talk'가 눈에 띈다.

프로그램 제목에 걸맞게 국외 유명 선진지의 농업 전문가와 현장 실습장을 비대면으로 실시간 연결해 진행됐다. 학생들은 해외 유수 농업 전문가들에게 직접 궁금한 것들을 질문해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100%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국외 기관은 네덜란드 월드 호티 센터, 바헤닝언 대학, LMC 국화농가, 뉴질랜드 링컨 대학, 파모트 시스템 등이다.

학생들은 원하는 국가, 농업분야를 선택해 국내외의 기업, 대학, 농장을 온오프라인으로 방문했다.

교육을 맡은 한국정책미디어 김진만 팀장은 “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국외 라이브Talk'는 미래를 앞당기고 있는 전문가와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며, 미래 농업의 주역이 될 농업계학교 학생들이 농업에 대한 꿈과 비전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팀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교육 방식은 점차 우리 교실에 익숙한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 교실에 앉아 바다 건너 뉴질랜드의 농업 전문가와 화상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화면을 통해 부담 없이 질문하고 새로운 라이브톡 방식은 학생들이 더 선호하기도 한다. 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변화,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블렌디드 교육이 지금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에서 실현된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현지에서 공부하고 있는 선배 유학생들도 온라인으로 초대해 글로벌 농업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계기로 삼았다.

온라인 교육 부족한 현장감... 국내 현장실습으로 보완

온라인 교육의 간접성을 보완하고 품목별 현장감을 제고하는 한편 국내외 비교학습이 가능한 대면 교육도 동반됐다.

국외 선진지 못지 않게 국내 농업 역시 꾸준한 발전을 거듭했다는 것이 교육을 운영한 한국정책미디어 측의 설명이다.

김진만 팀장은 “전국 곳곳에서 미래 농업을 선도하는 전문가들과 농장, 기업들이 있다.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에선 온라인이기에 다소 부족한 현장감을 보완하고, 국외 현장과 비교 실습해볼 수 있는 국내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코로나로 많은 제한이 있었지만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선호도를 취합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최대한 학생들이 원하고 보고 싶어하는 품목별 현장체험장을 선정해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농업교육 최초로 ‘메타버스’ 구현

코로나 시대 최적화 농업교육…'미래농' 꿈 키운다
이번 현장실습에는 농업교육 최초로 ‘메타버스’를 구현하고 오큘러스 퀘스트2(PC 없이 사용 가능한 초경량 올인원 VR 헤드셋) 등 최신 VR기기를 활용해 직접 가상세계를 경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농정원 미래인재실 정윤용 실장은 “3차원 초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는 최근 산업 각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메타버스에 대한 농업계학교 학생들의 이해를 넓히고, 향후 농업 분야의 디지털 혁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어 정 실장은 "이번 사업을 통하여 학생들이 단순히 선진지 견학과 방문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외 연수 프로그램의 목표가 농산업 분야의 미래 전망과 진로 선택에 관한 인식률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증명하듯 이번 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의 농업 분야 진로에 대한 인식변화율이 평균 10.2%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항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나는 졸업 후 농업 분야로 진로(취업)를 선택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교육전보다 7.4%, ‘미래농업에서 젊은 농업 전문가의 가치와 중요성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라는 응답이 11.8%, ‘비대면 국외연수는 대면 국외연수와는 다른 특색과 장점이 있다’가 전보다 13.3%나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21 농업계학교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 반응

코로나 시대 최적화 농업교육…'미래농' 꿈 키운다
농업 공무원을 꿈꾸는 홍천농고 김진서 학생(18)은 "국외연수는 유럽까지 가야 하는데 온라인으로 진행하다 보니 시간이 절약되고 비용도 절감돼 좋았다"며 “특히 해외 라이브톡을 통해 해외 유수 선진지 농장주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그간 접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농산업 바이오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보고 충북생명산업고에 진학한 이나연 학생(19)은 해외 라이브 톡에 인상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네덜란드 버섯 관련 농장 이곳저곳을 구경시켜줘 좋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선진지 농장을 실현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농수산대학교 2학년에 재직 중인 최지우 학생(22)은 '2021 국외 온라인 현장실습' 프로그램이 매우 알차게 구성돼 깜짝 놀랐다며 “네덜란드 농업인들이 현지 스마트팜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고 선진 농법에 대해서도 알려줘 좋았고, 무엇보다 이를 통해 미래 농업의 방향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향후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