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한경DB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한경DB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해임무효소송에서 승소(1심)하면서 인천공항공사에 복귀했다. 인천공항공사 사장직에서 해임된지 15개월만이다.

구 사장은 지난 22일 공항공사 이사회에 참석해 내년 예산안 의결 등 현안에 대해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붕 두 사장 체제가 본격 시작된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희정 공항공사 부사장 등 공사 경영진 6명은 22일 저녁 공식 입장문을 기자들에 배포했다. 경영진은 “구본환 사장의 명예회복은 다행이지만 조직이 다시 혼란스러워져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경욱 사장을 중심으로 차질 없이 공항운영 및 공사를 경영해 나갈 것을 분명히 한다”며 “인천공항과 조직의 안전과 발전을 위한 구 사장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사실상 그의 복귀를 반대했다.

경영진은 또 “올 2월 김경욱 사장의 부임과 개항 20주년을 계기로 비전과 전략체계를 마련하면서 조직이 안정되고 미래성장 사업들의 가시적인 성과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욱 사장에 대한 신임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공항공사노동조합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지난 2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구본환 사장은 졸속 정규직 전환 추진으로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렸다”며 “해임처분 무효소송의 승소로 임직원들로부터 사장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허황된 망상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구 사장이 조직혼란을 초래한다면, 공사 노동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구본환 사장은 "저의 공사 사장 복귀와 이사회 참여는 경영진 또는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과의 해임관련 소송관계에서 나온 것"이라며 "삼권분립이 있는 국가에서 사법부의 판결과 결정에 따르는 것은 국민이 책무"라고 말했다.

그는 "공사의 경영안정을 도모하면서 사법부 판결과 결정을 존중하는 선에서 CEO역할을 대폭 축소하고 김경욱 사장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구본환 사장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위기에 부실한 대응, 당일 행적에 대한 국회 허위보고 등이 불거지면서 정부에 의해 해임됐다. 당시 구 사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정문제가 화두가 돼 인국공 사태가 발생한 직후였다. 정부가 인국공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시켰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는 해임이 부당하다며 최종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해임 무효의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강우찬)는 해임 무효 소송 1심에 대해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하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부는 법원 판결에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