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장애 딛고 40년 수학난제 첫 해결…김인강 교수 "자신을 믿어야 성공할 수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2021년 한국과학상 수상자로 소아마비 장애를 딛고 세계적 수학자 반열에 오른 김인강 고등과학원 교수, 양자컴퓨팅 핵심 기술을 개발한 김윤호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를 22일 선정했다. 한국공학상은 이태억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받았다.

충남 논산의 한 마을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김인강 교수는 두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걷지 못하는 장애가 생겼다. 초등학교 입학까지 거절당하기도 했던 그는 모친의 헌신적 보살핌으로 13세 때 목발을 짚고 일어서는 데 기적적으로 성공했다. 학창 시절 1등을 놓치지 않던 그는 서울대 수학과에 입학했고, 서울대 전체를 차석으로 졸업한 후 미국 버클리대에서 공부했다. 그는 40여 년간 수학계의 난제였던 ‘서스턴 가설’을 처음 해결했다. 기하학 이론인 쌍곡구조 변형공간의 가장자리를 이해하는 데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프랑스에 체류 중인 그는 KAIST 교수, 서울대 교수를 거쳐 고등과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육체적 난관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학자가 된 비결에 대해 “모든 성공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자신이 똑똑하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교수는 ‘정보기술(IT)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인 ‘큐비트’를 보호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큐비트는 0과 1이 중첩돼 공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0과 1 신호가 명확히 구분되는 디지털 컴퓨터의 비트와 다르다. 양자 얽힘은 큐비트가 변할 때 다른 큐비트와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김 교수는 ‘약한 측정’이라는 신개념을 도입해 양자 얽힘을 외부 잡음으로부터 보호하면서 양자컴퓨터를 가동할 수 있는 원리를 제시하고, 이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공학상 수상자인 이태억 교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클러스터 방식 공정 장비를 최적화하고 스케줄링할 수 있는 제어 이론을 개발했다. 이는 실제 공장에 적용돼 품질 개선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이태우 교수는 유기 고분자 등을 활용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발광다이오드(LED) 소자 관련 연구 성과를 사이언스 등 글로벌 학술지에 게재했다. 또 차세대 신소재인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LED 발광 효율을 세계 최고로 높게 구현해 특허를 확보했다.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40세 미만 젊은과학자상은 이현구 숙명여대 ICT(정보통신기술)융합공학부 교수, 김영진 KAIST 극초단 초정밀 광기술연구단장, 최민기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류두열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가 받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