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주배경청소년 4천여명 대상 조사
"열악한 노동환경 처한 이주청소년, 양질 일자리 가질 방안 마련해야"

근로 경험이 있는 외국인 가정 자녀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보다 적은 시급을 받았고, 고용주로부터 폭언이나 욕설을 듣는 등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청소년 4명 중 1명, 최저임금 못 받고 폭언·욕설 경험"

여성가족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1 이주배경청소년 실태조사'를 15일 발표했다.

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한국과 해외에서 태어난 국제결혼 가정 자녀와 외국인 가정 자녀를 비롯해 남한과 북한, 제3국에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 등 만 9∼24세 국내 체류 이주배경청소년 4천78명을 7개 부류로 나눠 조사했다.

이 가운데 근로 경험이 있는 이주배경청소년 212명과 비 이주배경청소년 786명 등 총 9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가정 자녀 중 최저임금보다 적은 시급을 받은 비율은 25.0%에 달했다.

이어 제3국에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이 21.4%, 해외에서 태어난 국제결혼가정 자녀가 13.3%에 달했다.

이는 2.7%인 비(非) 이주배경청소년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비율이다.

고용주 등으로부터 욕설이나 폭언을 들었다고 답한 비율은 국외 출생 외국인 가정 자녀가 23.8%,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 13.3%, 국외 출생 국제결혼가정 자녀 6.7%였다.

'임금을 받지 못한 적이 있다'고 답한 국외 출생 외국인 가정 자녀와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은 각각 9.3%, 7.1%였다.

반면 비 이주배경청소년은 0.8%에 불과했다.

상여금이나 시간외수당 등을 받지 못한 경험은 국내 출생 외국인 가정 자녀가 25.0%로 가장 많았고, 국외 출생 외국인 가정 자녀(14.4%),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14.3%) 등이 뒤를 이었다.

비 이주배경청소년은 2.9%에 그쳤다.

일하다가 다쳐도 치료를 받지 못한 경험은 비 이주배경청소년이 0.9%에 불과했으나, 국외 출생 외국인 가정 자녀와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은 각각 8.5%, 7.1%에 이르렀다.

이밖에 이주배경청소년의 주관적 학업성취 점수는 2.84∼3.28점(4점 만점)으로 비 이주배경청소년(3.42점)에 비해 낮았다.

최근 1년간 이주배경청소년의 사교육 경험은 52.2∼62.7%로 비 이주배경청소년(79.5%)보다 낮았다.

반면 최근 1년간 이주배경청소년의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 수준은 2.51∼2.76점(4점 만점)으로 비 이주배경청소년 집단(2.45점)보다 높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양계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초학습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주배경청소년은 직업 현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지니기 어렵다"며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윤영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소장은 "한국 사회에 정착하고자 하는 의사가 높은 이주배경청소년을 지원하는 것은 노동시장에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조사를 토대로 이들을 도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실태조사는 체류 외국인 200만 명 시대에 맞춰 우리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 자리 잡은 이주청소년의 성장과 발달 현황을 연구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제까지 이주 청소년 조사는 연구 목적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돼 전체를 포괄해서 파악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반 가정 청소년과 비교 분석을 한 통계도 전무해 이들과 격차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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