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억2천만년 전 공룡 발자국 분석한 결과 시속 45㎞
육식 공룡 중 일부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민첩성 보여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이족 보행을 하는 대형 육식공룡인 수각류 중 일부는 시속 45㎞에 달할 정도로 아주 민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가 지난 2011년 경기에서 세운 시속 43.9㎞보다 빠른 것이다.

이런 결과는 스페인 동북부의 유명 포도주 생산지인 라 리오하(La Rioja)에서 발굴된 약 1억2천만년 전 공룡 발자국에 근거한 것으로, 수각류 공룡 발자국을 토대로 산출한 속도 중에서 가장 빠른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라 리오하대학의 박사후보 파블로 나바로-로르베스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백악기 초기 호수 바닥의 진흙에 남겨진 공룡 두 개체의 발자국 12개를 분석했다.

라 리오하는 백악기 초기에 물이 들어찬 호수 지역이었으며, 두 공룡이 호수 물이 빠진 시기에 그 위를 달리며 퇴적물에 발자국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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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두 공룡이 각각 5개와 7개의 발자국 화석을 남겼으며, 이를 '라 토레(La Torre) 6A-14', 라 토레 6B-1으로 명명하고 공룡의 크기와 속도 등을 산출했다.

발자국들은 3개의 발가락을 갖고있고 발가락 길이가 폭보다 길어 같은 수각류 공룡 종이 남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지만 어떤 종인지까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공룡들이 키는 1.5∼2m, 입부터 꼬리까지 길이는 4∼5m 정도로, 스피노사우루스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科) 공룡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또 6B-1보다 6A-14 발자국을 만든 공룡의 몸집이 더 컸을 것이라고 했다.

육식 공룡 중 일부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민첩성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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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발자국 각도와 보폭 등을 토대로 속도를 산출한 결과, 6A-14 발자국을 낸 공룡은 시속 23.4∼37.1㎞, 6B-1 공룡은 시속 31.7∼44.6㎞로 달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 등지에서 발굴된 공룡 발자국 중에는 시속 48㎞를 넘는 것으로 발표된 것도 있지만 라 리오하 공룡 발자국도 이에 못지 않은 것으로 제시됐다.

백악기의 대표적인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경우 보행 속도가 시속 4.6㎞ 정도였던 것으로 연구돼 있다.

이밖에 6A-14 발자국은 부드럽고 일관되게 속도를 높이는 상태였으며, 6B-1은 달리던 중 동작을 바꾸느라 갑자기 속도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