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오류 논란이 불거진 수능 생명과학Ⅱ 문항을 둘러싼 첫 법정공방이 열린 지난 8일 오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집행정지를 신청한 수험생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심문이 끝난 뒤 법정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한경DB
출제오류 논란이 불거진 수능 생명과학Ⅱ 문항을 둘러싼 첫 법정공방이 열린 지난 8일 오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집행정지를 신청한 수험생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심문이 끝난 뒤 법정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한경DB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오류가 있다며 수험생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였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이날 수능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교육과정평가원이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처분은 본안 소송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효력을 정지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답 결정이 유지되면 그에 따라 생명과학Ⅱ 등급이 결정된 성적표를 받게 되는 수험생들은 이를 기준으로 대입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며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고 판단했다. 수험생이 본안 소송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정답 결정 효력이 유지된다면 이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 자체의 오류(본안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만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본안 사건을 신속하게 심리해 대입 일정에 지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안 소송은 최대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본안 소송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으며 오는 10일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앞서 수험생들은 "20번 문제는 문제의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지난 2일 교육과정평가원의 정답 결정을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정답 결정의 효력을 임시로 멈춰달라는 취지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평가원은 지난달 29일 이 문항에 이상이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 타당성이 유지된다"고 정답 결정을 강행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