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폭우 피할 보호벽 없고 노후 지붕에 나무 의자가 전부
예산 부족에 4년 한 번꼴 페인트 보수작업…"10억이면 교체 가능"
"태백시민 이용 가장 많은 버스 승강장은 20년 된 낡은 고물"
최근 강원 태백시민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4명의 모습이었고, 4명 중 2명은 버스 승강장 의자 위에 올라 서 있었다.

개념 없다, 나잇값 못한다 등 비난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지역사회 일각에서 "상식적인 행동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낡고 불편한 버스 승강장 상태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태백지역의 시내버스 승강장은 총 364개소다.

지붕 등 구조물을 갖춘 곳은 186개소이고, 나머지 190개소는 표지판만 있는 기둥형 버스 승강장이다.

그러나 이들 버스 승강장 대부분은 매우 낡은 상태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농협 삼거리 구종점 버스 승강장도 설치한 지 20년이 넘었다.

보호벽이 없어 한기는 물론 비바람을 피할 수 없다.

"태백시민 이용 가장 많은 버스 승강장은 20년 된 낡은 고물"
"태백시민 이용 가장 많은 버스 승강장은 20년 된 낡은 고물"
◇ 낡은 승강장 의자 앉는 시민 거의 없어
다른 구조물형 버스 승강장 대부분 상태도 구종점과 비슷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승강장 의자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을 목격하기 어렵다.

태백은 인구 대비 버스(시내버스) 이용객이 절대 적지 않은 도시다.

태백시의 2020년 시내버스 재정지원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2020년 4월 기준 통근·통학 인구수는 2만1천300명이다.

이는 2020년 4월 기준 태백시 총인구수 4만3천251명의 절반이고, 2020년 기준 태백시 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율은 25%다.

버스 주이용층은 통근·통학 인구와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대표 공공시설물의 하나인 버스 승강장이 이처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원인은 바로 예산 부족이다.

태백시의 연간 관련 예산은 구조물형 정비 2천만 원, 구조물형 설치 3천만 원, 기둥형 정비 500만 원 등 2천500만 원이 전부다.

이 예산으로 매년 구조물형과 기둥형 각 50개소를 보수하고, 구조물형 3개소를 새로 설치하고 있다.

결국 버스 승강장 처지에서 보면 주로 페인트칠인 보수작업도 4년에 한 번꼴이다.

"태백시민 이용 가장 많은 버스 승강장은 20년 된 낡은 고물"
"태백시민 이용 가장 많은 버스 승강장은 20년 된 낡은 고물"
◇ "어린 학생 어르신 많이 이용…개선해야"
지병호 연리지 미디어협동조합 편집장은 "겨울 찬 바람을 막고, 여름 폭우를 피할 수 있는 구조물형 버스 승강장 1개소 가격이 800만∼1천만 원"이라며 "10억 원이면 이용객 많은 버스 승강장을 모두 교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근 정선군의 무료 공영버스와 같은 수준의 교통복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학생과 어르신이 많이 이용하는 승강장만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태백시는 올해 국토부의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 공모 선정으로 스마트 버스 승강장 17개소와 스마트 폴 2개소를 구축했다.

총사업비는 국비 9억3천750만 원, 도비 1억8천750만 원, 시비 7억5천만 원 등 18억7천500만 원이다.

이어 8일 보도자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불편과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스마트 버스 정류장 설치는 버스 이용객의 건강을 보호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공공복지 증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