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예산심사 의원들 예산, 내년 예산안에 다수 반영
적자국채 발행 76조인데…지역구 예산 챙긴 '실세' 의원들
국회가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 다수 반영됐다.

내년 국가채무가 1천조원을 돌파하고 적자국채를 76조2천억원어치 발행하는 등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도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예산심사에 참여한 의원들은 실속을 챙긴 셈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문자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예산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리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예산내역 공개를 꺼려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됐다.

사상 첫 600조원대 슈퍼예산 편성에 앞장선 여당 의원들부터 지역구 관련 예산을 다수 확보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사무총장은 지역구인 경기 수원시병에 수원팔달경찰서를 신축하기 위한 예산으로 100억원을 따냈으며, 신도시 교통여건 개선을 위한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을 위해 150억원을 확보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지역구인 충남 천안시을의 KTX 천안아산역 지하에 재난 대피를 위한 구난역 설치 예산으로 1천100억원을 확보했다.

여객 수요 증가에 따라 매표, 통신 및 신호 시설, 냉난방시설 등을 추가하면 천안아산역 정차역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북 익산시을 지역구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건립과 국가식품클러스터 푸드파크 기본구상 용역비로 각각 3억원, 2억원을 반영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은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9월 발표한 전북지역 공약으로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이기도 하다.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우원식 의원은 서울 노원구을에 장애인고용공단 서울북부지사를 신설하는데 5억4천만원을 확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역구 예산에선 밀리지 않았다.

김기현 원내대표(울산 남구을)는 울산 남구 평창현대아파트 앞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76억원, 성암소각장 1·2호기 재건립 사업 30억원, 울산석유화학단지 통합파이프랙 구축 사업 17억원 등의 지역구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부산 북구·강서구을)의 경우는 지역구 예산과 관련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국비가 총 5천349억원으로, 당초 정부안(5천52억원)보다 276억원 증가했다.

국회에서 증액된 주요 사업은 가덕대교∼송정IC 고가도로 건설(2억원), 부산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100억원), 화명·맥도·대저생태공원 탐방로 조성(5억원), 조선해양플랜트기자재해외수출지원(2억원) 등이 있다.

권성동 사무총장(강원 강릉시)은 당초 정부안에 없던 소방심신수련원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예산 2억원(총사업비 470억원), 지식산업센터 건립 예산 10억원(총사업비 25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2022 강릉세계합창대회 예산은 정부안보다 13억9천만원 더 확보했고, 안인화력발전소 주변지역 특별지원사업은 정부안보다 30억원을 더 따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은 당초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았던 신규 예산을 대거 확보했다.

영천시와 관련해 영천스타밸리 지식산업 혁신센터건립 10억원(총사업비 272억원), 대창-금호 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건설 20억원(총사업비 290억원), 영천 고경지구 치수능력확대사업 4억원(총사업비 152억원) 예산을 신규 확보했다.

청도군과 관련해 청도반시 비상품화지원센터 건립 5억원(총사업비 50억원) 예산을 새로 확보했고, 청도군 마령재 터널 건설(총사업비 490억원)을 위한 착공비 4억원도 따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