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피해자 가족, 범인 아이디 찾아내
버리고 간 오토바이·헬멧 중고거래 알아내

경찰 "신속하지 않은 수사, 사실 아니다" 해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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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을 통해 직접 오토바이 뺑소니범을 잡은 사연이 공개됐다.

2일 연합뉴스는 경찰도 잡지 못한 뺑소니범을 당근마켓을 통해 잡은 A 씨의 사연을 전했다.

전북 익산시에 거주하는 A 씨는 지난달 횡단보도를 건너다 오토바이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A 씨는 정신을 잃었고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전화를 하겠다고 자리를 피한 뒤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쓰러진 오토바이와 헬멧은 도로에 그대로 있었다.

이 사고로 A 씨는 손가락 골절상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 조사를 기다리던 A 씨의 누나 B 씨는 빨리 뺑소니범을 잡아야 할 것 같다며 현장에 버리고 간 헬멧과 오토바이를 떠올렸다.

B 씨는 범인이 헬멧을 중고거래를 통해 구입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중고거래 사이트를 검색했고 5월 경 해당 오토바이 헬멧과 같은 제품이 팔렸다는 것을 찾아냈다. 헬멧을 팔았던 사람에게 연락한 B 씨는 구매자의 아이디를 알아냈다.

또 '뺑소니 오토바이 찾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해 현장에서 찍은 오토바이 사진을 당근마켓에 올렸다.

글을 본 한 네티즌은 뺑소니 오토바이 사진을 보내며 "오토바이 주인과 연락을 한번 해본 적 있는 것 같다. 저 오토바이 판매 글을 올렸어서 저와 연락을 했다"고 B 씨에게 연락했다.

확인 결과 오토바이 판매자와 헬멧 구매자의 아이디가 일치했다. B 씨는 물건을 거래하려는 것처럼 아이디 주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뺑소니범은 B 씨의 메시지를 받은 후 먼저 '뺑소니 사고를 당한 분이냐'고 물었다고 했다.

미성년자인 뺑소니범은 사고 당시에 무서워서 도망쳤다고 고백했다고 B 씨는 전했다.

이후 B 씨는 경찰 측에 뺑소니범의 당근마켓 아이디, 연락처, 진술 등을 받아 직접 제출했으나 가해자 측과 합의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익산경찰서 측은 "10월 16일 오토바이와 보행자 간 뺑소니 교통사고 발생 후 사고 현장 CCTV 및 인근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벌였고 사건 발생 이틀 후 피해자의 누나가 아닌 피해자로부터 오토바이 사진과 피의자의 성명과 연락처를 받아 그 다음날인 10월 19일 피의자를 출석하도록 했다. 신속하지 않은 경찰수사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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