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확진자 5명도 무증상·경증…"국내 고령층서 번질 땐 더 위험"
"오미크론, 감염력 높지만 경증" vs "자료 부족, 낙관 일러"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해외에서는 감염자의 증상이 경증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과 국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응 수위를 낮추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5명 중 4명이 무증상이었고, 나머지 1명도 미열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보였다.

특히 이들 중 2명을 제외한 3명은 백신 미접종자임에도 감염 증상 면에서 접종 완료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처음 보건당국에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사 안젤리크 쿠체는 지난달 30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환자가 두통과 근육통, 기침 같은 가벼운 증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남아공 정부 백신자문위원장 배리 슈브도 "백신 완전 접종자 가운데 많은 이가 오미크론 변이에 돌파 감염됐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이들의 증세가 가벼웠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독일의 공중보건 전문가인 카를 라우터바흐 교수 역시 대부분의 호흡기 바이러스의 진화 양상과 마찬가지로 오미크론 변이도 감염력은 높지만, 동시에 치명률은 떨어지는 식으로 최적화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놨다.

그런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아직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쌓이지 않은 만큼, 섣부른 판단으로 방역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젊은 층 위주로 유행하는 남아공과 달리 국내에서 고령층이 많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할 경우에는 더 높은 치명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론적인 영역에서는 여러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며 "다만 (낮은 치명률 등) 주장의 전제는 감염재생산지수가 아주 높으면서 치명률은 기존 델타 변이보다 낮아져야 성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아직은 치명률을 판단할 만한 자료가 워낙 부족해서 판단 내리긴 어렵다"며 "1∼2주 내로 WHO(세계보건기구) 등에서 1차 자료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상당한 위험성이 있다는 가정하에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오미크론, 감염력 높지만 경증" vs "자료 부족, 낙관 일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