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명칭 관련 계획 변경 없어…시민단체, 군수 면담 예정

[전두환 사망] '청산하지 못한 과거'로 남겨진 일해공원 명칭 갈등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현대사에 남긴 상흔의 후유증은 고향인 경남 합천에서도 현재진행형으로 남을 전망이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과 사죄 없이 세상을 등지면서 자신의 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도 '청산하지 못한 과거'가 됐다.

23일 합천군에 따르면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나온 계획은 아직 없다.

군은 최근 일해공원 명칭 변경 관련 여론조사 진행 뒤 군민 간담회를 열고 군의회 의견을 수렴한 다음 후속 절차를 논의하겠다고 입장을 정했다.

그러나 이날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지역 시민사회 일각에서 뭔가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일었으나 아직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군은 공원 명칭과 관련해 당장 가시적인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공원 명칭 변경과 관련된 부분에서 진척될 사항이 있는 게 아니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두환 사망] '청산하지 못한 과거'로 남겨진 일해공원 명칭 갈등
애초 이날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위한 합천군민추진위원회'는 합천군청 앞에서 주민발의로 군민 뜻을 모아 공원 명칭 제정 운동을 전개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으나 전 전 대통령 사망으로 급히 취소했다.

잘못이 많은 인물이지만 고인이 된 만큼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자는 취지에서다.

이 단체는 우선 문준희 군수 면담을 통해 공원 명칭 변경 사안을 논의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주민발의 등 기존 계획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단체는 이날 입장문에서 "장례를 치르고 나서 유가족과 합천군이 하루속히 일해라는 이름을 걷어 들여 엉킨 실타래 풀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아무쪼록 지명제정 주민발의 등 법적 절차라는 길에 우리를 내몰지 않기를 희망하고 또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4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공원 입구에는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졌으며 뒷면에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