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인터뷰 - 한웅규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전립선암은 '순한 癌' 속해
로봇수술하면 출혈량 적고
주변 장기 손상도 최소화

녹용 등 보약 많이 섭취하면
男호르몬 분비 촉진시켜 발병 위험
"전립선암 3기라도 호르몬 치료 없이 수술만으로 완치 가능"

전립선암은 중년·노년 남성이 가장 경계하는 암 중 하나다. 조기에 발견한 뒤 치료하면 생존율이 100%에 가깝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는 탓에 병원을 방문해서 발견됐을 땐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돼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전립선암을 치료하기 위한 호르몬 치료는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탓에 ‘남성 갱년기’ 증상이 부작용으로 뒤따라온다. 기운이 없어지고 우울증이 생기며, 성욕이 감퇴하기도 한다. 많은 환자가 호르몬 치료를 꺼리는 이유다.

한웅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사진)는 “암이 3기까지 진행됐더라도 정낭을 침범하지 않았다면 호르몬 치료 없이 수술만으로도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암센터장을 맡고 있는 한 교수는 국내 최초로 로봇 수술을 통한 신장 이식에 성공하는 등 비뇨기암 수술의 ‘명의’로 꼽힌다. 한 교수에게 전립선암은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해야 하는지 물었다.

▷전립선암을 진단받으면 무조건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하나.

“그렇지 않다. 암이 정낭을 침범하기 전인 3기a(T3a) 전까진 수술 단독으로 완치할 수 있다. 다른 암은 2기만 돼도 수술과 항암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전립선암은 ‘순한 암’이다. 특히 젊은 층엔 호르몬 치료보다 수술을 적극 권하는 편이다. 로봇 수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른 치료에 비해 부작용도 적고 예후가 좋다.”

▷로봇 수술은 왜 필요한가.

“좋은 수술은 ‘누구만의 수술’이 아니라 ‘누구나의 수술’이어야 한다. 표준화된 수술법을 통해 누가 집도하든 ‘대가의 수술’을 흉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집약체가 바로 로봇 수술이다. 특히 전립선암 수술은 상당히 고난도다. 전립선 자체가 골반 깊숙이 있고, 주변에 직장·방광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 혈관도 많아 자칫 출혈량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로봇 수술을 하면 전립선이 있는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 주변 장기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환자의 통증이 적고 경과도 좋다. 수술 시간도 기존엔 3~4시간이었지만, 지금은 2시간 정도로 줄어들었다.”

▷로봇 수술의 부작용은 아예 없나.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표적인 부작용은 배뇨 자제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수술 직후엔 소변을 참는 능력이 20% 정도 떨어진다. 정상인은 소변을 참을 때 1차적으로는 내괄약근, 2차적으로는 외괄약근을 사용한다. 그런데 수술하면 내괄약근이 없어지기 때문에 오줌을 참기 힘들어진다. 보통 케겔운동 등을 통해 배뇨 자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심한 사람은 인공괄약근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 80세 이상 고령층은 마취 등 수술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젊은 층만큼 권하지 않는다.”

▷수술받을 수 없다면 어떤 치료가 있나.

“고령층 환자에겐 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다.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면 암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다. 고환에서 호르몬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호르몬이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을 동시에 쓴다. 이와 함께 방사선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남성호르몬이 없어진 만큼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얼굴이 붉어지고 식은땀이 나며, 성욕이 없어지고 유방이 커지기도 한다. 근육량이 줄어들어 골절 위험과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60대 이하 환자에겐 호르몬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전립선암을 조기에 알아챌 수 있는 증상이 있나.

“따로 없다. 그만큼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에서 수치가 3 이상이면 경과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4 이상이면 정밀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이 맞는지 봐야 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아버지, 할아버지가 전립선암에 걸렸다면 매년 PSA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습관은.

“전립선암의 세계적 권위자인 패트릭 월시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교수에 따르면 서구식 식단이 전립선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방 식단으로 인해 비만이 되면 전립선암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녹용 등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보약도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