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증시 왜 따로 갈까…"국내 물가 압력 탓"
최근 한국과 미국의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에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 차별화 원인으로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물가 압력과 교역조건 약화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9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7.5%로, 2011년 4월 역대 최고치(8.1%)를 기록한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10월 소비자물가는 3.2% 올라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김 연구원은 "1999년 이후 국내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다섯 차례 국면에서 2004년을 제외하고 생산자물가 상승률 고점과 코스피 고점이 거의 일치했다"며 "물가 압력이 국내 증시에 부담을 미쳐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생산자물가 상승은 주로 유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동행하는데,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 혹은 흑자 폭 축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에도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 급등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비롯하면서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 위험이 낮아지거나 중국 불확실성 해소 시그널이 가시화하면 한미 증시 차별화 현상도 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인프라법 통과에 힘입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2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0.09%), 나스닥 지수(0.07%)가 일제히 상승하며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썼다.

특히 S&P500 지수는 처음으로 4,700선을 넘었다.

반면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 여파로 3,000 아래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2016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