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불상' 고발장 작성자 특정 목적…검찰 개입 동기 규명할 자료 확보할까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5일 대검찰청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대검 감찰부 등에 승합차 2대로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공수처는 "수사 사항에 관해 확인할 수 없다"며 압수수색 사실과 목적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제자리걸음 중인 수사의 활로를 트기 위해 여전히 '대검 내 성명불상자'에 머무르고 있는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일과 3일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과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잇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공수처는 뚜렷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했기에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두 사람의 방어 논리를 허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사건이 발생한 작년 4월 무렵 고발장에 첨부된 판결문을 열람한 손 검사의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소속 부하 검사 2명을 고발장 관련자로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9월 28일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과 이들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고, 이후에도 몇 차례 소환 조사를 했다.

이들은 사건 초기부터 대검 감찰부의 감찰 대상이었고 공수처는 최근 이들을 추가 입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의심을 입증할 만한 실마리를 찾았을 수도 있다.

이날 압수수색이 수사정보정책관실을 비롯한 대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고발을 사주했을 만한 '동기'를 파악하기 위한 물증 확보 차원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작년 4월 17일 윤 전 총장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채널A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하며 정식 수사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앞서 4월 2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법무부의 지시로 감찰에 착수했고, 4월 7일에는 윤 전 총장에게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 개시 사실을 보고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바로 다음 날 감찰을 중단하도록 하고, 대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수사 권한이 없는 대검 인권부에 조사를 지시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대검 감찰부는 이 사건을 윤 전 총장의 측근인 한 검사장의 비위로 의심하는 시각이었기 때문에, 여권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윤 전 총장이 권한을 남용해 감찰을 막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14일 윤 전 총장의 정직 2개월 처분 취소청구소송에 대해 징계가 적법했다고 판단하며 이런 수사 방해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판결문에 적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공수처는 이날 압수수색에서 당시 대검 감찰부에서 인권부로 사건이 넘어가는 과정이 담긴 자료를 확보했을 수도 있다.

공수처는 압수물과 손 검사·김 의원에 대한 조사 내용을 종합 분석한 뒤 조만간 두 사람을 다시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수처는 지난 3일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의 보좌관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그는 작년 7월 정 의원이 당내 법률지원단장에 임명되고서 들어온 다양한 제보 중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의 고발장 초안을 정 의원에게 보고한 뒤 당무감사실장 배 모 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고발장 초안은 작년 4월 8일 김웅 의원이 조성은 씨에게 보낸 '손준성 보냄' 고발장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A씨는 누군가에게 고발해달라는 요청을 직접 받은 기억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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