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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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12월 31일 이전에 증여가 끝난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류분(遺留分) 제도가 1977년 12월 31일 개정 민법에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민법은 사망자의 모든 자식에 법정상속분의 일정 비율을 보장해 특정한 자식이 유산을 독차지하지 못 하게 하는데 이를 유류분이라 한다. 증여 시점에 따라 유류분 계산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사망)의 딸 4명이 아들 2명과 손자 4명을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2016년 세상을 떠난 A씨는 슬하에 7남매를 뒀다. A씨는 딸 4명을 빼고 맏아들 B씨와 장손 C씨 등 아들·손자들에게만 경기 시흥시 과림동 땅을 포함한 재산을 남겼다. 재산은 아들·손자 중에서도 장남과 장손 위주로 배분됐다.

유산을 한 푼도 받지 못한 딸 4명은 이듬해 각자의 몫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민법은 사망자의 모든 자식에 법정상속분의 일정 비율을 보장해 특정한 자식이 유산을 독차지하지 못 하게 하는데 이를 유류분(遺留分)이라 한다.

A씨의 공동상속인은 슬하의 남매 7명 전원이고, 먼저 사망한 차남의 경우 그의 아들이 상속인 자격을 승계했다. 이 경우 법정 상속분은 7분의 1, 유류분은 14분의 1이 된다. 모든 상속인이 유산의 최소 14분의 1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의미다.

재판의 쟁점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될 전체 재산을 얼마로 볼 것이냐였다.

1심은 장남의 수증액(생전 증여 재산)을 67억여원으로, 차남의 아들은 1억7000여만원, 삼남은 8억1000여만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여기에 따로 증여가 이뤄진 손자 셋을 더하니 총 수증재산은 84억여원이 됐다. 이를 14로 나누면 유류분은 상속인 1명당 약 6억원이다.

딸들은 다시 따져봐야 한다며 항소했고, 2심은 A씨가 생전에 증여한 재산 총액을 129억여원으로 수정했다. 유류분도 9억2000여만원으로 늘게 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B씨가 물려받은 재산 가운데 시흥 땅 4필지(11억4000만원 상당)는 유류분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증여된 것이므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 재산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유류분 제도는 1977년 12월 31일 개정 민법에 반영됐는데 이 부동산은 1962년 증여 절차를 마친 곳이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대법원은 “유류분 반환 의무의 범위에 영향을 미치게 돼 기초 재산을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 법원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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