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아니다" 행정 종결처리
택배기사 '직장 괴롭힘' 진정에…고용청 "적용대상 아냐"

택배 대리점 기사가 택배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진정을 냈지만, 고용노동청이 근로기준법상 택배 기사는 직장 내 괴롭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따르면 경기 김포시 한 대리점 택배 기사 A씨는 지난 8월 중부고용청에 "택배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A씨는 택배노조 파업 이후 조합원이 아닌 자신이 일부 물건을 대신 배송하자 조합원들이 폭언하거나 차량을 가로막는 등의 업무방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부천지청은 해당 사안을 조사한 뒤 'A씨와 택배노조 조합원들, 점주 간 사용 종속적인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별도 조치 없이 행정 종결 처리했다.

사용 종속적인 관계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자성(노동자 여부)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통상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과 근태 관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한다.

부천지청은 택배 기사인 A씨와 다른 조합원들 간 지위 차이가 없고, 이들 모두 대리점과 각각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직이어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해당 법 제76조 2항은 사용자 또는 노동자가 직장 내 지위·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직장 내 괴롭힘'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부천지청 관계자는 "카카오톡 대화나 현장 사진, 피진정인 조사 등을 토대로 직장 내 괴롭힘은 맞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요건에 택배 기사가 부합하지 않아 검찰 지휘를 받은 뒤 행정 종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대리점에는 직장 내 괴롭힘 실태를 진단하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보냈다"며 "고용 관계 특성상 시정 지시를 해도 점주가 가해자로 지목된 기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이나 징계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A씨는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진정을 다시 낼 계획이다.

그는 "특수고용직인 택배 기사도 근로기준법상 똑같은 노동자로 인정받는 게 맞다"며 "법적인 한계가 있다고 보고 조만간 상위 기관인 고용노동부에 재진정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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