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에 불법 논란까지…
태클 걸린 '리걸테크'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국내 최대 ‘리걸테크’(법률+정보기술 서비스) 기업으로 꼽히는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수는 200명 정도다. 지난 6월 1500명에서 넉 달 만에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업계 수임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에 나선 영향이다.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이 확산되고 있지만 법률 서비스 시장은 예외”라고 토로했다.

‘로톡 사태’는 리걸테크 기업들이 처한 실상을 보여주는 일단이다. 리걸테크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법률 서비스다. 판결문, 계약서 등 이전에 알기 어려웠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일반인도 자동화된 법률 서비스를 활용해 직접 소송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리걸테크 시장이 커질수록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법률 비용 부담은 낮아진다.

"인공지능 변호사, 한국선 영업 못합니다"

이 같은 리걸테크산업이 미국, 영국 등 해외 선진국에선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한국 시장에선 피어나는 싹조차 잘리고 있다. 리걸테크 기업에 대한 외부 투자를 제한하는 변호사법과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인 법조계 성향, 변호사단체의 반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내 리걸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는 누적 1200만달러(약 132억원)에 불과하다. 리걸테크 분야의 글로벌 투자 규모는 2016년 2억달러(약 2200억원)에서 2019년 11억달러(약 1조2100억원)로 3년 만에 다섯 배 늘었다. 지난 7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온라인 법률 자문 서비스 리걸줌은 시가총액이 54억달러(약 6조3352억원)에 달한다.

김병필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법률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도록 하기 위해선 리걸테크산업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한종/최진석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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