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윗선' 의사 전달…'유원' 유동규 이어 '유투'로 불려
컨소시엄 평가·공모지침서에 관여…'강요' 혐의 등 피고발로 수사 불가피
황무성 사퇴 압박 '메신저' 유한기…곳곳 4인방 공생 흔적(종합)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윗선'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녹취록에 등장하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현 포천도시공사 사장) 개발본부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2015년 2월 6일 황 전 사장을 찾아가 임기 종료 전 공사 사장직을 사퇴할 것을 종용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 실장' 등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며 사퇴를 독촉한다.

여기 등장한 '정 실장'은 이재명 당시 시장의 최측근이던 정진상 정책실장으로 추정된다.

황 전 사장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시장님 이야기입니다"라며 재차 사퇴를 촉구한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지시했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녹취록 내용을 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 정진상 전 실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청 '윗선'의 의중을 파악하고, 공사 측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공사 내 유한기 전 본부장의 입지도 좁지 않았다.

그는 직원들 사이에서 공사의 실질적 일인자라는 뜻이 담긴 '유원'으로 불린 유동규 전 본부장에 이어 이인자라는 의미로 '유투'라고 불렸다.

그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데도 관여했다.

사업을 신청했던 컨소시엄들에 대한 평가는 1차 절대평가와 2차 상대평가로 나눠 진행됐는데, 유한기 전 본부장은 1차 평가의 평가위원장을, 2차 평가의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대장동 사업의 불법 여부를 가를 핵심 요소인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공모지침서에서 빠지는 과정에서도 유한기 전 본부장이 의사결정 과정에 등장한다.

당시 실무부서인 개발사업 1·2팀은 공모지침서 공고를 앞두고 안을 검토하면서 '공공에서 초과 이익을 환수하거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의견은 유한기 전 본부장을 통해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전달됐으나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유한기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규 전 본부장과 사실상 동업관계로 지목된 화천대유와 유한기 전 본부장의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일치했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황무성 사퇴 압박 '메신저' 유한기…곳곳 4인방 공생 흔적(종합)

유한기 전 본부장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황 전 사장에게 연락해 사퇴 종용 상황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져 말맞추기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법조계에서는 유한기 전 본부장이 통상적인 업무 범위를 벗어나 사건에 깊숙이 연루됐는지도 검찰이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한기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을 찾아가 사퇴를 종용한 정황이 녹취록에서 드러난 데다 대장동 사업 전반에 관여한 점, 사업 진행 상황을 알고 있었던 점에 비춰 추가 조사가 필요한 인물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사퇴 종용 녹취록'이 보도된 후 시민단체가 강요 등 혐의로 유한기 전 본부장을 고발한 상태여서 그에 대한 추가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 전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에 성남시 차원의 관여가 있었는지도 수사를 통해 규명할 부분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성남시청 서버 압수수색에서 이재명 당시 시장과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 등의 이메일 내역을 확보했으나, 대장동 사업 관련 자료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에는 성남시청 시장실과 비서실도 압수수색했으나, 은수미 현 시장이 취임한 지 3년여가 지나 이재명 시장 시절 생산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대장동 의혹 '윗선' 규명이 최근 난항을 겪는 가운데 유한기 전 본부장 수사가 의혹을 풀 또다른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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