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카페·헬스장 "지금보다 나아질 것"…관광지 '환영'
"재확산 겁나" 목소리도 작지 않아…소상공인은 추가 대책 요구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1년 9개월 만에 시행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로드맵이 25일 공개되자 시민들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어려움이 컸던 자영업자들은 드디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반겼다.

특히 제주와 강원 등 관광지에서는 조속한 정상화를 기대하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국외 사례처럼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보냈다.

'위드코로나' 1년9개월 만의 일상 복귀에 "숨통 트일 듯" 기대
◇ 식당·카페 업주들 "당장 숨통은 트일 듯하지만…"
내달 1일부터 시행될 '위드 코로나' 1차 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식당과 카페의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는 밤 10시, 비수도권에서는 자정이면 일제히 불이 꺼져 번화가에서도 활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울산의 한 식당 업주는 "시간 제한 때문에 영업에 차질이 많았는데, 이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면서 "그 뒤 사적 모임 인원 제한도 해제되면 각종 모임이나 회식 등 단체 예약이 잡힐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의 한 대학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추모(32)씨는 "최근 오후 6시 이후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주며 들어서는 손님들이 늘었다"며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 손님들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의 한 50대 헬스장 운영자는 "코로나19 이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시 헬스장이 활기를 찾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면서 "위드 코로나가 다가오는 만큼 헬스장을 등록하는 신규 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 태화동의 헬스클럽 운영업자도 "이미 백신 접종률이 높아서 인원·시간 제한이 풀리고 샤워장 운영이 가능해지면 사정이 훨씬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책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허은영(39) 대표는 "많은 자영업자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대출로 버티어 온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금리가 오르는 데다 다른 대출 혜택도 이미 끝나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충남 홍성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위드 코로나 정책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금 경기가 많이 떨어진 거 같아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걱정"이라며 "시너지를 내기 위해 경기·소비 진작 대책이 함께 마련되길 바란다"고 의견을 냈다.

전북도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9)씨도 "벌써 일 년 넘게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코로나 이후로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위드코로나' 1년9개월 만의 일상 복귀에 "숨통 트일 듯" 기대
◇ 영업시간 제한받는 유흥업소 "더 기다리라니"
식당·카페와 달리 당분간은 여전히 운영시간에 제한을 받게 된 유흥시설 업주들은 상대적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컸다.

부산 사상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60대 문모씨는 "영업시간이 2시간 연장된 것은 다행이긴 하다"면서도 "이미 폐업을 선언한 곳도 많고, 유흥주점에서만 확진자가 나온 것이 아닌데 (제한 완화를) 더 기다려야 한다니 지친다"고 말했다.

홍석완 유흥업전북지회 사무처장도 "밤에만 코로나가 확산하는 것도 아닌데 영업시간을 일괄적으로 묶은 것은 과도하다"면서 "고사 위기에 처한 업주들이 이제라도 숨을 좀 쉴 수 있도록 획기적인 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드코로나' 1년9개월 만의 일상 복귀에 "숨통 트일 듯" 기대
◇ 제주·강원 관광업계 화색…백신 패스 실효성에는 '갸우뚱'
지역별로는 국내 주요 리조트와 호텔 등이 있는 제주와 강원 지역에서 특히 큰 기대감을 보였다.

서귀포시 표선면의 A 특급호텔 관계자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벌써 예약률이 오르고 있다"며 "특히 리조트를 중심으로 예약률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평년의 경우 10월, 11월, 12월 순으로 예약률이 높았다면, 올해는 11월과 12월도 소규모 단체 관광객을 중심으로 10월 수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분간은 여행수요가 제주로 몰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설악권의 한 콘도미니엄 관계자는 "리조트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발길이 끊겼던 전세버스와 2급 호텔, 관광여행사도 소규모 단체 여행의 부활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관광업계에서는 백신 접종자와 PCR 음성 확진자만 모이게 하는 행사만 인원 제한을 완전히 없애기로 한 데 대해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건소 가서 음성 확인서를 끊어오는 것이 번거로운데다 급한 행사에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가 가는 불편도 감소해야 해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위드코로나' 1년9개월 만의 일상 복귀에 "숨통 트일 듯" 기대
◇ 시민들, 기대하지만 재확산 걱정도
다른 지역의 시민들도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데 대해 기대감을 표시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황모(28)씨는 "최근 해외 스포츠 중계 때마다 '노 마스크'로 좌석을 가득 채운 관중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컸다"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진 않더라도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내려놓고 싶다"고 했다.

인천 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조모(32)씨도 "다음달부터 농구 동호회 활동을 재개하려고 한다"며 "마스크 착용이나 체온 측정처럼 그동안 습관적으로 지켜온 방역 수칙을 잘 따르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시민들 사이에는 적지 않았다.

경남 창원시민 김수인(24·여)씨는 "위드 코로나 전환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한편으로는 좋기는 한데, 일부 다른 나라 사례처럼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날까 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주부 정모(53)씨도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선 상황에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한편으론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당분간은 단체 모임이나 활동을 자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광진 대전 경실련 기획위원장은 "재확산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정부 방침을 준수하고 협조하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드코로나' 1년9개월 만의 일상 복귀에 "숨통 트일 듯" 기대
(권숙희 김상연 김선경 김선형 김솔 박성제 백나용 양영석 윤우용 이상학 장아름 정경재 허광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