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후 첫 피의자 신병 확보
"납득 어려운 사유로 출석 미뤄"
손검사 "통보 없어…기본권 침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는 “지난 주말 손 검사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수처가 올 1월 출범 이후 피의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검사가 공수처의 수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는 점이 전격적인 영장 청구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공수처는 “피의자 등 핵심적인 사건 관계인들이 출석해 수사에 협조해 줄 것을 여러 번 요청했다”며 “하지만 소환 대상자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내세워 출석을 계속 미루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출석 조사 연기 등 수사 비협조를 이유로 체포영장도 아니고 구속영장을 ‘곧바로’ 청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수처는 손 검사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비밀누설·공직선거법위반·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손 검사는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하도록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실무진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고발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전달해 조성은 씨를 거쳐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것이다.

손 검사는 조씨가 김 의원으로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고발장을 받았을 당시 메시지에 ‘손준성 보냄’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발장 최초 전달자’로 지목돼 왔다. 손 검사는 또 고발장과 함께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인 ‘제보자×’ 지모씨의 실명 판결문을 전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을 접수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10일 손 검사의 대구고검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같은 달 28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과 이곳에서 근무했던 성모 검사·임모 검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이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 손 검사, 한동훈 검사장, 김웅·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등 7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손 검사 변호인은 입장문을 내고 “지난주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도 며칠이 지나도록 변호인에게는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았고, 내일 오전이 심문기일임에도 갑자기 오늘 뒤늦게 구속영장 청구사실을 통보했다”며 “피의자의 방어권을 형해화시키고 헌법상 기본권 행사도 완전히 침탈하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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