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상승·갈색화로 주요 영양소 줄고 독성 ↑…야외 실험 결과
지구온난화 민물 먹이사슬 1차 생산자 독성 메틸수은 흡수 늘려
지구 온난화가 민물 생태계 먹이사슬 1차 생산자의 중요 영양소를 줄이고 유독성 물질 흡수는 늘려 놓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과 박사후 연구원 우펜펜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가 민물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야외 실험시설인 '메소코즘'(mesocosm)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인간 활동으로 초래된 지구 온난화는 수온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용존 유기물을 증가시켜 물 색깔을 갈색으로 바꿔놓는 것으로 분석돼 있다.

연구팀은 수온 상승과 갈색화(browning)에 따라 먹이사슬의 1차 생산자인 식물성 플랑크톤이 제공하는 중요 영양소인 다가불포화지방산과 독성 메틸수은에 어떤 변화가 초래되는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수온 상승과 갈색화가 진행하면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물에서 메틸수은을 흡수하는 양이 많아졌으며, 다가불포화지방산의 농도는 낮아졌다.

메틸수은은 생명체에 흡수돼 신경독소로 작용한다.

다가불포화지방산은 에너지를 제공하고 면역시스템을 통제함으로써 동식물의 성장과 생존을 지탱하는 오메가-3나 오메가-6와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다.

우 박사는 "수온 상승과 갈색화의 영향에 관한 메소코즘 실험에서 다가불포화지방산의 감소 결과가 나타난 것은 걱정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수중 생태계에서 다가불포화지방산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하는데, 수온 상승과 물의 갈색화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제공하는 다가불포화지방산이 줄어들면 이를 먹고사는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어류, 더 나아가 인간까지도 부족한 지방산을 채우는 과정에서 더 많은 독성 메틸수은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 책임저자인 스웨덴 농업과학대학의 케빈 비숍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수중 먹이사슬 1차 생산자의 질이 기후변화로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지구 변화의 맥락 안에 먹이사슬을 위치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이나 물의 갈색화의 영향에 관해 자연환경에서 연구가 진행된 적은 있지만, 관련 없는 변수를 완전히 통제한 메조코즘 환경에서 연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4개 시나리오별 수온 상승과 갈색화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빈 외곽의 연구시설에 24개의 단열 플라스틱 실린더를 설치하고 호숫물을 끌어들여 실험을 진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