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출범 후 나흘 만에 구속 성과…이후 수사는 '난맥상'
김만배 영장 기각 후폭풍에 배임 혐의 적용 '보류'
22일 만에 '키맨' 첫 기소한 檢…남은 수사 첩첩산중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키맨' 중 하나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재판에 넘겼다.

수사팀 구성 후 주요 피의자가 기소된 첫 사례지만, 풀어야 할 의혹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어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1일 유 전 본부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및 부정 처사 후 수뢰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지난달 29일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22일 만에 첫 기소가 이뤄졌지만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한 축인 배임 혐의는 유 전 본부장 공소장에 결국 적지 못했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신속하게 이뤄졌다.

출범 당일 유 전 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던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지는 등 증거를 인멸하고 조사 일정을 미루려는 모습을 보이자 그를 즉각 체포했다.

이후 검찰은 이틀간의 조사를 거쳐 유 전 본부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뇌물 수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지난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수사팀 출범 나흘 만에 거둔 성과였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공사에서 대장동 사업 전반을 담당했고, 민간 사업자들과도 밀접한 관계였던 만큼 그를 시작으로 로비·특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후 검찰 수사는 줄곧 난맥상을 보였다.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고,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귀국 직후 체포했지만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시간이 부족해 이례적으로 석방해야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오피스텔 9층에서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는 경찰이 먼저 찾는 수모를 겪었고 유 전 본부장이 그 전에 쓰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불필요한 신경전까지 벌였다.

성남시청을 압수수색 하면서도 대장동 사업 관련 부서에서만 자료를 확보하고 시장실, 비서실은 제외하다 뒤늦게 압수수색해 '부실 수사'라는 지적도 받았다.

22일 만에 '키맨' 첫 기소한 檢…남은 수사 첩첩산중

검찰이 규명해야 할 의혹들은 여전히 쌓여있다.

'50억 클럽'으로 알려진 로비 정황, 대장동 개발 '윗선' 관여 여부 규명, 권순일 전 대법관이 관여된 재판거래 의혹 등도 숙제다.

대장동 개발의 성격을 규명할 핵심 범죄사실이자 유 전 본부장 '윗선'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배임 혐의가 공소장에서 빠진 점은 검찰로서는 부담이다.

검찰은 구속 시한이 임박한 유 전본부장을 일단 뇌물 혐의로 기소한 뒤 배임의 공범 관계나 역할 분담 등을 특정해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