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속 이익보다 사회 책임 내세워
중국 경기 급랭 여파로 양적 성장 도전 직면
中 최대 쌍십일 쇼핑축제…알리바바 올핸 '사회책임' 강조
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이 '쌍십일'(雙11)로 불리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11·11 쇼핑 축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21일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11·11 쇼핑 축제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11월 1∼3일과 11월 11일 두 시기로 나뉘어 진행된다고 밝혔다.

당국의 고강도 규제 표적이 됐던 알리바바는 올해 11·11 쇼핑 축제를 통해 매출 성장보다는 사회 책임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둥번훙(董本洪) 알리바바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올해는 새로운 11·11 축제의 장을 열 것"이라며 "우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자사의 양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와 티몰에서 고객들에게 1억 위안(약 184억원) 어치의 친환경 제품 구매 쿠폰을 제공하고 행사 기간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의 전국 배송센터 1만 곳에서 포장재를 재활용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축제 기간 방대한 주문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알리바바의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3천만kWh의 전기를 사용해 2만6천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바바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방침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작년 10월 말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의 정부 공개 비판 이후 중국 당국은 대형 인터넷 기업을 향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마윈의 제국'인 알리바바는 대표적 '개혁 대상'이 됐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당국으로부터 역대 최고인 3조원대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고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 알리바바그룹을 둘러싼 당국의 여러 압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알리바바의 현 경영진은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마윈과 선을 긋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이 '공동 부유' 국정 기조를 전면화하자 알리바바는 2025년까지 1천억 위안(약 18조4천억원)을 투입하는 '공동 부유 10대 행동'을 발표하는 등 정부의 지침에 철저히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업계 2위 징둥(京東)도 20일 밤부터 예약 판매 신청을 받으며 올해 11·11 쇼핑 축제 시동을 걸었다.

과거 한때 중국에서 '싱글의 날'이라는 뜻의 '광군제'(光棍節)라고도 불렸던 11·11 쇼핑 축제는 2009년 11월 11일 알리바바가 처음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할인 행사가 대성공을 거두자 중국에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너도나도 같은 기간 할인 경쟁에 뛰어들면서 매년 11월 11일은 중국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일로 자리를 잡았다.

할인 행사의 원조 격인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능가하는 규모로 성장한 중국의 11·11 쇼핑 축제는 중국의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인 소비의 활력을 보여주는 척도로 중국 안팎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규모인 알리바바의 실적은 중국 전체의 11·11 쇼핑 축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대표 수치로 여겨진다.

작년 11월 1∼11일 알리바바의 전 플랫폼에서 이뤄진 거래액은 4천982억 위안(약 9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헝다(恒大) 사태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축, 전력난,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여파로 중국 경기가 급랭하면서 올해 11·11 쇼핑 축제 기간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예년과 같은 급속한 양적 성장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