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떨어지는 환절기 '건강 밸런스'를 잡아라

①스트레칭으로 체온 올리고
②하루 7~8시간 숙면 취해야
③독감·대상포진, 백신으로 예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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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한파’가 찾아왔다.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온도가 떨어지면 우리 몸은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혈관을 좁히고 땀샘을 닫는다. 이런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면 원활한 혈액 흐름이 막혀 각종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어지럼증부터 뇌혈관 질환까지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어지럼증이다. 갑자기 혈관이 좁아지면 뇌로 가는 혈액의 양도 줄어든다. 이로 인해 건강한 사람도 일시적인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환자다. 어지럼증을 넘어 뇌졸중이 될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서 뇌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의식장애, 일부 신체마비, 언어장애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혈관이 수축하면 혈액의 응집력이 높아져 평소보다 혈전이 쉽게 발생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액의 강한 압력에 저항하기 위해 혈관벽이 매우 두꺼워져 있어 혈전이 더 잘 낄 수 있다. 실제 뇌졸중의 약 70%는 고혈압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지혈증 환자도 마찬가지다. 혈액 내 다량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혈관을 좁게 만든 탓에 혈전이 쉽게 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이거나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외출 전에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열 손실이 가장 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자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운동 많이 하고 숙면 취해야
가을의 또 다른 적(敵)은 면역 질환이다.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피부와 근육의 에너지가 체온을 유지하는 데 많이 쓰인다. 이로 인해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특히 조심해야 할 질환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며 나타나는 질환이다. 어렸을 때 수두에 걸렸던 사람이라면 체내에 수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평소에는 잠잠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이빨을 드러낸다. 주로 가슴, 팔, 다리 등에 발진과 수포가 생긴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열이나 근육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피부 발진을 제외하면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별것 아닌’ 질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발병 부위에 따라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대상포진이 눈 주위에 발생하면 홍채염이나 각막염이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얼굴이나 귀에 발생하면 안면 신경마비 증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의 골든타임은 3일”이라고 말한다. 대상포진 치료에는 바이러스의 번식을 막는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되는데, 3일이 지나면 이미 바이러스가 너무 많이 퍼져 있어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숙면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에 7~8시간 숙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을 경우 30분 미만의 짧은 낮잠을 자는 것도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예방 백신을 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거에 수두를 앓았지만 아직 대상포진이 발병하지 않은 50세 이상인 경우 예방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예방 백신의 효과는 50대가 70%, 60대가 64%, 70대가 38%로 알려져 있다. 다만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생(生)백신이기 때문에 다른 생백신과 최소한 4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맞아야 한다.
독감·코로나백신 함께 맞아도 OK
올해 가을, 겨울에는 독감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다음달부터 ‘위드(with) 코로나’가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마스크를 벗은 채 모임을 하다 보면 독감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같이 맞아도 되느냐”고 걱정하지만, 전문가들은 “전혀 문제없다”고 답한다. 두 백신의 작용원리가 다른 만큼 같이 맞아도 이상반응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상포진 백신과 같이 병원성을 없앤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생백신과 달리 독감 백신은 사(死)백신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열이나 화학약품으로 죽인(비활성화) 백신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생백신도 사백신도 아닌 새로운 방식의 백신이다. 아데노 바이러스에 코로나19의 유전자 일부를 태운 ‘바이러스 벡터 백신(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이거나 ‘메신저 리보핵산(mRNA·화이자, 모더나) 백신’이다. 두 백신이 서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적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의 동시 접종으로 인해 이상반응이 생기거나 상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접종 간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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