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남욱·정영학·유동규 동시 조사…진술 간극 좁힐까
350억 약정설·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녹취로 '그분' 등 추궁
같은 날 검찰 소환된 '대장동 4인방'…대질 조사 가능성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들로 꼽히는 '4인방'이 같은 날 검찰에 소환됐다.

의혹을 둘러싼 각자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검찰이 4인방 대질조사를 통해 진술의 간극을 좁힐지 주목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부장검사)은 이날 오후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를 불러 조사 중이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와 배임 및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역시 이날 검찰에 소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로비 및 특혜 의혹의 책임을 김씨와 유 전 본부장에게 돌리는 취지의 진술을 해왔다.

정 회계사는 검찰 수사 초기 유 전 본부장과 김씨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수사팀에 제출했다.

이 녹취록에 담긴 '350억 약정설'이나 '천화동인 실소유주 의혹' 등 내용은 검찰이 김씨와 유씨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 핵심 증거로 사용됐다.

남 변호사 역시 검찰 조사와 언론 인터뷰에서 김씨로부터 정·관계 로비 관련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씨는 정 회계사 녹취록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사업자 비용 분담을 두고 다투는 과정에서 일부 와전된 내용이 녹취록에 담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 역시 사업 과정에서 로비나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로 언급된 '그분'을 두고도 이들의 주장은 각자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다.

녹취록 내용이 전해진 후 천화동인 1호가 유 전 본부장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유 전 본부장 측은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로부터 '그분'과 관련한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지만, 이는 유 전 본부장이 아닌 제삼자를 지칭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김씨는 '그분'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검찰 소환된 '대장동 4인방'…대질 조사 가능성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후 수사에 제동이 걸린 검찰은 우선 이날 소환된 핵심 인물 4명의 엇갈리는 진술을 정리해 하나의 범죄사실을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앞서 검찰 조사를 받았던 만큼, 검찰이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각자 주장이 어긋나는 부분을 놓고 대질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포함해 관련자들 보강 수사 후 김씨와 남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