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잇단 사고에 자전거 운행 금지…노조 반발
포스코가 제철소에서 오토바이와 자전거 사고로 연이어 사망자가 발생하자 오토바이에 이어 자전거 운행을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포스코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8일부터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안에서 자전거 운행을 금지했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7월 1일부터 제철소 내에서 오토바이 운행을 금지한 바 있다.

회사 측은 다만 출·퇴근할 때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는 데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제철소 안에서 오토바이와 자전거 운행을 금지한 이유는 연이어 사망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이달 7일 포항제철소 내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포스코플랜텍 소속 직원이 덤프트럭과 충돌해 숨졌다.

또 지난해 12월 23일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야간근무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다가 제철소 내 도로에서 25t 덤프트럭과 충돌해 숨졌다.

포스코는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고 중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자전거를 포함한 이륜차 운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다만 직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퇴근 셔틀버스를 확대 운영하고 거점별 업무용 차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이런 조치로 정비 등을 위해 제철소 곳곳을 다녀야 하는 하청업체 직원 등이 불편을 겪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한 장소에서 조업하는 포스코나 하청업체 직원은 큰 문제가 없지만 여의도 3∼5배에 이르는 포항과 광양 제철소를 돌아다니며 정비 등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업체 직원은 큰 불편이 있다"며 "사고가 나면 무조건 금지부터 하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포항제철소는 매주 월요일을 '자전거 출·퇴근날'로 정하고 자전거 통근 실적으로 적립된 마일리지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자전거 이용을 장려해 왔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는 여의도 3배 면적으로 도로망이 복잡하고 장치산업 특성상 원료 수송이나 설비 공사를 위한 중대형 차량과 중장비가 많이 다닌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교통안전을 생활화하는 활동을 적극 펴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 잇단 사고에 자전거 운행 금지…노조 반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