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유동규·남욱·정영학, 서로 책임 미루기
배임 공범으로 묶여 모두 처벌 피하지 못할 듯
'대장동 4인방' 진술 확보한 검찰, 누구 말에 무게 둘까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입국해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이 수사 착수 20일만에 이른바 '대장동 4인방'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2009년부터 남 변호사와 함께 대장동 민영개발을 주도했던 정영학 회계사는 검찰에 금품 로비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제공하면서 대장동 로비·특혜 의혹 수사의 불씨를 댕겼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달 3일 구속돼 여러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14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때 동업자 관계였던 이들 '대장동 4인방'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각자도생에 나섰다.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700억 원을 받기로 했고, 김씨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이 '그분'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실소유주 논란을 촉발했다.

남욱 변호사도 언론 인터뷰에서 동업자들 간 지분 구조는 화천대유가 짠 것이며, 2019년부터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400억∼700억원을 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그분'에 대해서는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그렇게 부른 적은 없다며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귀국 직전 언론인터뷰에서는 "'그분'은 이재명 지사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의 특혜 배당 구조는 유 전 본부장과 김씨가 설계했고, 자신은 2015년 구속기소됐다가 무죄로 풀려난 이후 사업에서 배제됐다고도 주장하며 김씨와 유 전 본부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반면 김씨와 유씨 측은 '700억 약정설'은 사실이 아니며, 천화동인1호는 김씨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김씨는 동업자들 간 공동 경비를 분담하는 문제를 두고 다투다 실제 있지도 않은 말들을 내뱉었고, 이 발언들이 정 회계사에게 유리하게 편집돼 왜곡됐다며 녹취록의 신빙성을 줄곧 깎아내렸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 분석과 참고인조사를 통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이들의 진술 중 어느 것이 신빙성 있는지 따져볼 전망이다.

당사자들이 동의할 경우에는 별도의 대질신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들 4인방이 유 전 본부장 배임 혐의의 공범으로 묶여 있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등과 얽힌 수상한 돈 거래 정황이 여럿 드러나 법적 처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이날 오후 추가 조사가 예정된 남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김씨에 대해서도 향후 증거를 보완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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