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 지역에 쌓여있는 불법 영농폐비닐. 연합뉴스

강원도 한 지역에 쌓여있는 불법 영농폐비닐. 연합뉴스

불법으로 버려지거나 태워지는 영농 폐비닐이 연간 7만톤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사이, 불법 소각·매각되는 폐비닐의 양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 및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영농폐비닐 발생량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수거되지 않은 영농폐비닐은 7만4275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하는 영농폐비닐은 품질이 좋은 경우 민간에서 수거해 간다. 이물질이 많아 민간에서 수거를 기피하는 질 낮은 폐비닐의 경우 환경공단에서 수거한다.

매년 발생하는 영농폐비닐은 31만톤 이상이고, 이중 절반 가량인 약 17만 5천톤을 환경공단이, 6만톤은 민간이 수거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나머지다. 민간이 가져가지 않고, 정부도 놓치는 영농폐비닐들은 그대로 땅에 묻히거나, 태워지고 있다. 땅에 묻히든, 태워지든 환경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정부는 1980년 영농폐기물의 환경파괴 우려에 따라 한국 자원재생공사를 설립했고, 이 기관이 현재의 한국환경공단이다. 영농폐기물 수거‧재처리 업무가 환경공단의 가장 기본 업무라는 의미다.

정부는 영농폐비닐의 환경파괴 문제를 의식해 그동안 여러 정책을 내놨지만,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영농폐비닐을 불법으로 매각하거나 소각하다 적발되는 경우 보조금을 감액하는 등의 정책도 내놨지만, 실질적인 적발의 실효성에는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불법 영농폐비닐의 양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5년간 자료에 따르면, 불법 영농폐비닐의 양은 2016년 5만5166톤, 2017년 8만2540톤, 2018년 6만5274톤, 2019년 7만4275톤이었다. 2020년 역시 7만톤 이상이 될것으로 추정된다.

여전히 영농폐비닐 등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스템이 농가 등에 갖춰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농림부의 ‘농촌지역 영농 부산물 및 폐기물 소각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영농폐기물 보관소가 없는 마을은 16.7%였고, 영농폐기물 수거 차량이 운행되지 않는 마을도 10.1%였다.

각 지역에서 운영중인 영농폐기물 공동 보관소의 용량 역시 발생량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공단의 제출자료에 따르면 강원 홍천, 영월, 충북 충주, 제주 등의 지역에 있는 영농 폐기물 공동 보관소의 경우 현재 보관량이 최대수용량을 넘어서 보관소 밖에 방치되어 있었다. 홍천 보관소의 경우 폐비닐은 5739톤이었지만 보관소의 용량은 4,500톤이었고, 충북 충중의 경우 용량 8000톤 보관소에 17607톤의 폐비닐이 있었다. 영월(7,922톤/4,500톤)이나 제주(7,331톤/5,000톤)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권 의원은 "마을 단위 공동보관소, 취합처리 수거사업소가 크게 부족한게 현실"이라며 "지역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공동집하장의 위치나 상태 정비, 수거 차량의 운행 시스템 조정 등 농촌 현장의 영농폐기물 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한 환경공단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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