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칼 부러져 피해 여성 목숨 건져…현장에 나타났다가 체포
보험사기 공범 대상으로 살인 계획했다 탄로도
보험금 노린 살인미수 범인들, 어설픈 행동들로 덜미
사망 보험금을 타기 위해 또래 여성을 살해하려던 청년들의 범행 전모가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범행을 위해 남자친구·괴한·도주를 돕는 역할을 분담하며 치밀한 계획을 짰지만, '다행히도' 정작 범행을 실행하는 당사자들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15일 전남 화순경찰서에 따르면 보험설계사인 A(19) 씨 등 3명은 지난 9일 화순군 북면 한 펜션에서 또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경찰에 붙잡혔다.

'남자친구 역할'인 A씨는 지난 9일 SNS 채팅으로 만난 또래 여성에게 "사귄 지 50일 기념 여행을 가자"며 해당 펜션으로 데려왔다.

그는 "이벤트로 선물을 준비했다"며 으슥한 숲길에 혼자 다녀오라고 강권했는데 피해 여성이 목적지에 다다르자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 '괴한 역할' B(19) 씨가 흉기를 휘둘렀다.

이들이 '1천원 상점'에서 산 싸구려 흉기였다.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여성은 크게 다쳤지만, 손잡이가 부러지며 목숨을 겨우 부지한 채 도망할 수 있었다.

도망가는 여성을 뒤쫓아가 목을 조르기도 했지만, 강렬히 저항하는 여성과 함께 경사면으로 굴러떨어지면서 B씨는 범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범행 직후 도주 차량을 가져오기로 한 C(20)씨는 차량 타이어에 문제가 생기면서 정작 출발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B씨는 펜션에 있던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실패했다.

나를 데리러 오라"고 요청했고, A씨는 숨어있던 B씨를 태우고 주거지인 순천으로 도주하려 했다.

그 사이 펜션 주인과 손님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피해 여성을 발견하고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당시 펜션 주인은 피해 여성과 함께 투숙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 계시냐. 여자친구가 크게 다쳤다"고 알려왔다.

A씨로선 그대로 도주할지, 펜션으로 돌아갈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
A씨는 의심을 피하려고 다시 펜션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피를 묻힌 채 옆자리에 앉아있는 B씨를 트렁크에 태웠다.

피해 여성을 병원에 데려가겠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차량에 태워 이미 B씨가 여기 저기 묻혀놓은 여성의 혈흔을 감추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A씨가 펜션으로 돌아갔을 땐 이미 119 구조대가 출동한 상태여서 피해 여성을 차에 태울 수는 없었다.

결국 이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보험금 노린 살인미수 범인들, 어설픈 행동들로 덜미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피해 여성의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이러한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위해 교통사고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피해 여성을 속이고 5억원 상당의 생명 보험에 가입해 보험 수익자를 A씨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이 성공했더라도 이들에게 보험금은 지급될 가능성은 없었다.

보험에 가입한 지 불과 40여일밖에 되지 않은데다 범죄 피해로 사망한 보험 가입자의 보험금을 가족도 아닌 제3자가 지급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들은 이 범행 이전 보험금을 노린 또 다른 살인 계획을 모의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일당과 함께 교통사고 보험사기 행각을 벌이고 다니던 다른 공범들이 범행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계획을 떠벌리듯 주변에 말하고 다니다 눈치를 챈 피해자들이 잠적하면서 범행을 실행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러한 여죄를 추가로 밝혀내고 이 범행에 가담한 공범 D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보험금 노린 살인미수 범인들, 어설픈 행동들로 덜미
한편 경찰은 흉기 피해를 본 여성을 보호하고,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해당 펜션 주인과 투숙객 등에게 심리 치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