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석탄산업 성지화, 역사 자랑스럽게 지켜낼 때 가능"
광산도시서도 사라지는 탄광문화…"산업전사 인식저하 안타깝다"
탄광 문화가 우리나라 석탄산업을 대표하는 '광도'(鑛都) 강원 태백시에서조차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는 탄식이 나왔다.

정연수 탄전문화연구소장은 태백제 부대행사로 열린 탄광문화 가치 조명 포럼 주제발표에서 "태백제의 전신은 광공제(鑛工祭)였고, 광공제는 탄광노동자의 축제였다"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보면 광공제는 광·공업도시 삼척의 산업 발전과 산업 전사의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로 삼척군(현재 삼척시)에서 1968년 처음 열렸다.

이어 매년 열리던 광공제는 1978년 태백광공제로 명칭을 바꾸고, 개최지도 황지읍으로 옮겼다.

태백광공제는 삼척시뿐만 아니라 정선군, 영월군 등 인근 지역까지 모두 참여하는 강원도 탄광 노동자들의 축제로 발전했다.

태백광공제의 개막은 순직 광부의 영령을 기리는 산업전사위령제였고, 주요 행사도 동발 조립·시공 시범, 연탄 만들기 등 대부분 탄광 문화였다.

광산도시서도 사라지는 탄광문화…"산업전사 인식저하 안타깝다"
그러나 삼척군 황지읍이 태백시로 승격한 1981년 태백광공제는 태백제로 바뀌었고, 탄광문화 관련 행사도 하나둘씩 사라졌다.

태백제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광부들의 동발 조립 시범도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사라졌다.

정 소장은 "산업전사위령제를 제외하면 시민화합 축제인 태백제에 광부를 기리는 행사가 없다는 사실은 태백시가 산업전사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를 유추하게 한다"며 "성역화는 탄광문화(역사)를 자랑스럽게 지켜낼 때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산도시서도 사라지는 탄광문화…"산업전사 인식저하 안타깝다"
태백시와 태백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초석을 담당했던 석탄산업의 역사를 재평가하고, 지하자원을 개발하다 숨진 산업전사의 명예 회복을 위해 석탄산업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류태호 태백시장도 포럼 축사에서 "순직 광부들에 대한 부족한 국가적 예우와 저하되는 대중 인식이 안타깝다"며 "석탄산업의 뿌리인 태백시가 우리나라 탄광 산업 문화유산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포럼은 태백제 기간인 지난 1일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연합뉴스